류건휴(柳健休)의 『이학집변(異學集辨)』에 나타난 불교 비판 의식

2012 
류건휴의 『이학집변』은 필사본으로서 미간행본이다. 이것을 종택에서 기탁받아 2004년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영인하여 간행하였다. 때문에 이 책에 대한 연구는 이제 시작 단계이며, 19세기의 성리학자였던 류건휴가 이학을 어떻게 보았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는 자료다. 19세기는 많은 외래 문물과 함께 다양한 학문이 수입되고 있을 때였다. 그러나 오히려 주자학으로 무장된 학자들은 성리학을 제외한 모든 학문을 正學에 반하는 異學 내지는 異端으로 간주하고, 정학을 기필코 사수하여야만 조선 사회가 유지된다는 신념으로 목소리에 날을 세워가며 비판하고 나선다. 그 중에 하나가 『이학집변』이다. 『이학집변』에서 비판하고 있는 18가지 이학 중에서, 필자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선불』 편에만 주목하였고, 삼봉 정도전 『불씨잡변』과 비교하면서 『선불』 편의 특징을 드러내었다. 『선불』 편은 『불씨잡변』 보다 500년이나 지난 후대에 저술된 것으로써 『불씨잡변』을 직접 거론하고 있지는 않다. 그렇지만 그 비판 시각을 유지하면서 훨씬 더 많은 조목과 내용을 담고 있다. 『불씨잡변』은 19조목이고, 『선불』편은 102조목이니 양적으로 봤을 때는 더 적극적인 비판 논의가 있었을 듯하나, 실상 불교 교리에 대한 치밀한 비판은 『불씨잡변』을 뛰어넘었다고 말하지는 못한다. 특징적인 것은 선학과 불학을 구분 짓고 선학의 폐해를 더 집중적으로 비판하고 있다는 것, 부조가 불교를 받들 경우 후손으로서 취해야 할 범절에 대해서 언급한 것, 그리고 36조목은 척불을 하거나 호불을 한 실존 인물들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고 그들의 행적을 살핀 점들이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대야가 앞 시기의 불교 비판보다 더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면은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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