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논쟁"에 나타난 김남천의 자기반성적 실천 고찰

2011 
김남천은 자신의 초기 소설의 관념성을 지적받고, 자신의 현실 인식 태도 전반에 대한 전면적 반성을 감행함으로써, 조선의 현실을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이를 형상화할 방법론을 모색한다. 그의 초기 소설인 「공장신문」, 「공우회」의 형상화 원리는 추상적 관점에 따른 것이었다. 추상적 관점은 개념으로써 현실을 인식하는 태도이다. 그런데 개념은 그 추상적 속성으로 인해서 소설의 형상화 과정에서 조선의 구체적 현실이 사상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따라서 초기 소설은 관념적인 소설이 될 수밖에 없었다. 김남천은 카프 맹원들의 비판을 매개로 자신의 현실 인식 태도를 전반적으로 반성한다. 그리고 출옥 후, 육체를 전경 화한 「물」과 「남편 그의 동지」를 발표한다. 이 소설은 개념이 아니라, 육체를 매개로 인식된 구체적 현실을 형상화하고 있다. 소설에 나타난 구체적 현실은 추상적 관점에 의해 사상되었던 조선의 현실인데, 그것이 육체를 통해 귀환한 것이다. 이로써 김남천은 초기 소설의 관념성을 극복하고 리얼리즘의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그러나 육체에 의한 현실 인식은 수동 성과 본질적 파악의 미흡으로 인해 지양되어야 할 문제로 제기되었는데, 두 소설에서는 자기반성적 실천이 지양의 방법론으로 형상화되고 있다. 김남천은 초기의 관념적 소설이 지닌 한계에 대한 비판과 감옥 체험을 통해서 자기반성적 실천이라는 리얼리즘적 방법론을 개척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방법론은 자기반성이 해방의 근거라는 마르크스주의의 인식론적 변증법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 것과 병행된다. 곧 소설 표면에 사상은 직접 노출되지 않지만, 마르크시즘에 대한 이해는 심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그는 온갖 악의적 비평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신념을 견지할 수 있었고, 이후 고발문학론 등 일련의 문학사적 업적을 생산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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