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훈 단편소설에 나타난 주체의 세 영역 :최인훈과 라캉의 주체를 중심으로

2017 
최인훈 문학에 대한 논의는 여러 연구자들에 의해 다양의 시각으로 이루어져 왔고, 의미 있는 연구 성과 또한 적지 않다. 하지만 그 대부분은 최인훈의 장편소설이나 희곡에 집중되어 있다. 이에 반하여, 최인훈의 단편소설들에 대한 연구는 드물다. 이제까지의 최인훈 문학에 대한 연구에서 단편소설은 상대적으로 외면당해온 것이다. 그러나 작가 스스로 밝힌 대로, 그의 단편소설은 광장 화두 등 최인훈의 대표적인 장편소설들의 원형질에 다름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바다의 편지」는 화두 의 압축본이라 할 수 있는데, 작가 스스로 자신의 소설 전체를 3부작으로 읽히기를 바라고 있는 것도 여기서 연유한다. 이 글은 바로 이 점에 주목, 최인훈의 단편소설들이 내보이는 ‘주체’의 모습들을 분석하여 주체성의 변화 양상을 살피고, 이를 통해 최인훈 단편의 담론과 작중인물, 그리고 작가의 세계인식, 나아가 최인훈 소설의 특성을 밝히고자 하였다. 최인훈은 그의 「인간의 Metabolism의 3형식」에서 인간을 세 가지 차원의 주체성을 지닌 생명으로 보고 있다. ‘생명주체’ ‘문명주체’ ‘환상주체’가 그것인데, 이를 라캉의 주체 개념을 원용하여 규정해보면 ‘속박의 주체’ ‘갈등의 주체’ ‘자유의 주체’로 바꿔 정의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라캉의 주체 개념을 원용하여 최인훈의 단편소설을 세 가지 주체로 나눠 살펴보았다. ① 기호와 이데올로기에 속박되어 체념하는 작중인물들의 주체, 즉 ‘속박의 주체’(「그레이 구락부 전말기」 「라울전」 「수(囚)」), ② 사회와의 연계를 자신의 실존과 결부하여 갈등하는 주체, 즉 ‘갈등의 주체’(「웃음소리」 「우상의 집」 「구월의 다알리아」), ③ 그러한 갈등을 처절하게 겪어내고 해방되어 진정한 자유인이 되는 주체, 즉 ‘자유의 주체’(「바다의 편지」)로 분류하고, 「그레이 구락부전말기」로부터 「바다의 편지」에 이르는 주체성의 변이 과정을 통해 최인훈 단편의 주체가 사회 상황에 어떻게 대체하고 극복해 나가는지 살펴보았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중심 내용을 얻을 수 있었다. ① 의 ‘속박의 주체’는 상상계로 회귀하려는 욕망에 갇혀 있는 주체이며, 최인훈이 말한 ‘DNA(닫힌 안정)’ 층위에 속하는 주체이다. ② 의 ‘갈등의 주체’는 상징계 진입에 고뇌하는 주체로서, DNA"(열린 불안정) 층위에 위치하는 주체이며, ③ 의 ‘자유의 주체’는 기호 세계를 벗어난 주체, DNA∞(열린 안정) 층위의 주체이다. 다시 말하여, 최인훈 단편소설의 주체성은 ‘속박’에서 ‘갈등’을 거쳐 ‘자유’의 주체로, ‘닫힌 안정’에서 ‘열린 불안정’을 거쳐 ‘열린 안정’으로 변화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주체성의 변화 양상은 그의 장편소설들에 원형적 인자로 기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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