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와 북한의 7차 당대회 비교 - 당군관계와 체제론

2018 
공산주의 체제에서 당의 군에 대한 통제는 정권 운영 원리의 하나이다. 이같은 당군관계의 기준에서 볼 때 북한은 군이 자율성을 갖는 연합모델이라기보다는 군부가 정치위원과 군 지도부로부터의 이중 통제를 받는 공생모델로 해석된다. 반면 쿠바의 군부는 과거 당군관계하의 융합모델에서 벗어나 민군관계의 틀로 볼 수 있을 정도로 자율성을 갖추어 가고 있다고 평가된다. 권위주의 정권의 안전망과 개혁을 위한 엔진이라는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쿠바 군부의 현재 지위를 볼 때, 쿠바는 당-국가 체제라는 공산주의 모델을 탈피하여 관료적 권위주의(BA)형 남미 모델 혹은 쿠바식 훈타체제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북한과 쿠바가 2016년 비슷한 시기에 진행한 7차 당대회에서 양국은 모두 보수적 노선을 견지하였다. 미국과의 수교에도 불구하고 쿠바는 7차 당대회에서 보수적 노선을 뚜렷이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쿠바와 북한의 차이는 더욱 더 분명해지고 있다. 북한이 확연히 당-국가체제로의 회귀의 길을 가고 있다면 쿠바의 보수 노선은 임시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과 역사적 수교를 단행한 데 따른 후폭풍을 대비하기 위한 쿠바 지도부의 한시적 방편이지 근본적 반개혁조치가 아니라는 뜻이다. 중국식 개혁개방 노선을 참조해 시장경제를 채택해 가고 있는 쿠바에서 군부가 누리는 자율성을 볼 때, 쿠바를 더 이상 전통적인 당-국가 체제 모델로 해석하기는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개혁 여부와 무관하게 당-국가 체제를 고수하는 것과는 매우 다른 모습인 것이다. 이 점에서 융합모델과 공생모델이라는 구분은 현재 쿠바와 북한의 차이를 낳는 매우 다른 경로의 시작을 예측한 것이라는 문제의식은 매우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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