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헌법의 관점에서 본 영국 문화재보호 법제
2019
이 논문은 체계이론에 기초한 문화 헌법의 개념 틀을 적용하여 영국 문화재보호 체계를 분석한다. 영국은 오래전부터 문화재보호에 관심이 많았다. 이에 따라 다른 나라에 비해 일찍 문화재 보호법이 체계적으로 발전해왔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여느 국가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문화재는 ‘현재가 규정한 과거의 흔적’이기 때문에 현재 문화의 한 부분이다. 그런데 오늘날, 이 문화 영역은 정치나 경제 같은 외부적 요인 때문에 그 고유한 자율성이 침식되고 있다. 이런 상황은 경제와 종교 영역에서 자율성을 구조화하려 했던 근대 정치 헌법이 처했던 현실과 유사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문화재보호의 헌법적 과제는 국가주의 정치 지배와 경제 개발 논리에서 맞서 문화재보호의 자율성을 지켜내는 한편, 문화재보호 행정 체계가 관료화되고 권력화되는 것은 예방하는 데 있다. 그런데 영국이 오랜 시간 공들여 쌓아온 문화재보호의 헌법적 구조가 흔들리고 있다는 증거가 곳곳에서 발견된다. 문화재보호의 메타 이념으로 제시된 지속가능성은 경제의 시장 논리에 침식당하고 있다. 더 나아가 시장 중심 경제 논리는 지방 분권과 직접 민주주의 강화라는 미명 아래에 교묘하게 공론장을 오도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보수당 집권과 경기 후퇴와 같은 일련의 사태를 거치면서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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