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허스님의 유가적 경세사상

2020 
본고는 탄허스님의 유가적 경세사상을 고찰한 것이다. 집안의 유학 전통과 부친의 영향으로 10대 중반부터 형성된 그의 경세사상은 1975년 『신화엄경합론』의 출판을 계기로 대거 발표되었다. 이는 물질문명의 발달과 윤리·도덕의 패퇴를 배경으로 세계적 지배이념의 비판과 한국의 미래 비전이 결합된 것이었다. 탄허는, 유가적 윤리·도덕·예의·절도 등의 실천을 중시하였고, 특히 종교의 핵심인 효행을 대효(大孝)나 달효(達孝)로 높여 충효일치와 통합하였다. 이는 『정역』관과 회통하여 도의적 인재의 배양으로 나아가는 토대였다. 또한, 공자처럼 교육 사업을 발원하고 입적할 때까지 불치하문(不恥下問)과 학해무변(學海無邊)을 실천 하였다. 제자들에게도 공부와 학문을 강권하였고, 승속·남녀를 불문한 인재양성에 주력하였다. 그 방법은 엘리트 교육이고, 그 목표는 도(道)·일(一)마저 각파(覺破)한 도의적 인재였다. 탄허스님은 중국 상고 제왕의 이상적 왕도정치를 인정(仁政)과 덕치, 균분(均分)과 민본적 천하공의(天下公議), 『정역』에 근거하여 진정한 민주주의로 해석하고, 종교나 정신으로 물질을 조화한 복지사회를 상정하였다. 그는, 이런 민주사회가 1980년대에 실현될 것으로 확신하였다. 그가 정치를 강조하며 학술·교육과 종교를 합일한 것은 유가적 논리로 매우 주목된다. 이는 불교의 발전이나 제자사(帝者師, 國師)의 자임(自任), 교과과정과 교재의 개편, 도의적 인재를 실질적 리더로 삼아 삼교회통적 이상사회를 건설하는 등에 반영되었다. 그의 유가적 경세사상은 여러 한계로 실패하였지만 경세사상 전반의 기틀을 제공하였다. 특히 탄허가 현대의 고승으로써 유가적 교육사상, 나아가 정치사회사상을 제시한 것은 의의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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