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창세신화 에 나타난 신, 자연, 인간의 관계

2017 
일반적으로 신화론에서는 신과 지상의 존재들의 관계는 일원론적·유기체적 세계관을 특징으로 한다. 특히 세상이 처음 만들어질 때의 이야기인 창세신화에서는 더욱 이 세계관이 강하게 드러난다. 히브리의 에서는 절대적 창조신이 세계와 존재들을 직접 창조하며, 중국의 창세신화에서는 신이 생겨나고 그 신을 모태로 삼아 나머지 존재들이 탄생한다. 그런데 한국의 에서는 인간은 창조신인 미륵이나 석가가 직접 창조하지만 다른 자연물들은 그렇지 않다. 자연물들의 출처를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미륵에 의해서 천지가 분리되고 세상이 만들어지자 그때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신과 인간은 창조자와 피조물, 지배자와 통치자의 관계를 형성하는 반면, 신과 자연, 인간과 자연은 그만큼 밀착된 관계를 형성하고 있지 않다. 에 따르면 태초의 창조 이후 세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신은 인간을 창조하였지만, 인간이 피조물로서의 부채의식 가져야할 대상 신은 사라지고 악신이 등장하여 인간세계를 타락시킨다. 인간의 타락과 말세의 도래에 대한 책임은 인간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신들에게 있다. 태초의 인간의 탄생이 천상에 기반을 두었다면, 이후 타락한 세계의 인간은 지상의 자연물들처럼 탄생한다. 동시에 이들은 속임수와 화식과 같은 반자연적 속성과 행태를 보인다. 결국 인간의 타락은 태초의 신과 자연과 이중 분리를 의미하며, 신, 자연, 인간이라는 세존재의 관계 체계에서 이탈과 고립을 의미한다. 미륵의 도래는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영역의 일이지만, 최소한 남은 인간은 자연과의 소통, 관계맺음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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