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한화골계(太平閑話滑稽)의 시적 버전 -서거정(徐居正)이 선보인 웃음의 관각시학(館閣詩學)-

2021 
본고는 서거정 탄생 600주년을 기리는 학술발표대회에 참가하여, 세계와의 친화를 바탕삼아 개화한 웃음의 詩篇들을 검토한 결과이다. 해학과 골계를 요소로 삼은 이 일군의 작품들은 서거정의 관료 생활 내내 지속되었던바, 그가 지은 笑話集 『太平閑話滑稽傳』의 ‘太平’, ‘閑話’, ‘滑稽’와 대응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에 웃음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시편들을 따로 범주화하여 웃음의 詩學이라 명명하고, 15세기 館閣의 골계 향유 풍조, 골계에 대한 서거정의 태도와 작가적 대응, 유관 작품의 향유 범주와 성격, 그리고 이 계열의 작품이 15세기 관각시풍과 어떤 관계를 맺을 수 있는가를 밝혔다. 논의의 결과, 1) 15세기 관각의 관료들이 집단적으로 호응하며 골계를 생산·향유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서거정이 선두에서 웃음의 시학을 구현하고 있었다, 2) 관료 사회의 벗들과 나눈 농담 같은 시편들은 짓궂은 조롱과 성적 농담 수준의 골계를 포함하되 수·발신자가 서로 용인 가능한 유쾌한 성질의 것이었다, 3) 가족과 이웃으로까지 확대된 웃음의 작품군은 그가 공적·사적 영역을 불문하고 해학을 내면화했으며 일상의 세계를 해학적 시공간으로 인식한 결과였다, 4) 가엾은 신체를 포용한 노년기의 관련 작품들은 잔잔하고 소박한 웃음을 향해 가면서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웃음의 미적 자질을 활용하고 있었다는 점을 조명해볼 수 있었다. 이어 맺음말에서는 서거정이 일군 웃음의 시학이 15세기 관각의 시풍과 문학사적으로 연계되어 설명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였다. 서거정의 웃음 시학은 서거정의 시문학을 관류했던 매력적 부면 중 하나이자 15세기 관각이 고유하게 지닌 문학사적 현상이었다고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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