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의 정신분석에 대한 앙리 말디네의 현상학적 해석

2016 
프랑스의 현상학자 앙리 말디네가 스위스의 정신의학자 루트비히 빈스방거의 상담치료 방법인 ‘현존재분석’에 동조하면서 일종의 철학적 동맹을 맺는 것은 어쩌면 무모한 학술적 시도로 보일 수도 있다. 현상학을 이처럼 정신의학의 방법론으로 삼으려는 낯선 맥락 속에서 말디네는, 프로이트의 ‘은폐된 무의식’의 신화에 호소하지 않고도 정신병리학을 새롭게 해명할 수 있으리라 추정된 전략골조인 횡단감수성과 횡단초월성을 통해 소위 “실존분석”으로 명명된 정신의학 방법의 가치를 드높이게 된다. 이제 모든 것은 ‘세계로 열린 현전’을 통해 그리고 소여를 받아들이는 ‘능동적 역량’을 통해 현재로 펼쳐지고 있다. 임상철학의 방법적 가능성으로서 현상학과 그 적용영역인 정신의학 사이에 벌어진 이러한 학제적 대담성은, 비록 프로이트의 개념들이 무의식의 가설로부터 분리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날지라도, 적어도 오이디푸스와 전이 그리고 저항과 같은 개념들에 의미를 재부여하기 위해 요긴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이 같이 새로운 의미는 두 가지 통과의례가 필요했다. 첫째는, 무의식에 대한 프로이트적 논리를 환자와 치료자 사이의 대화에서 절정을 이루는 ‘원초적 의미’의 추구 쪽으로 돌리는 것이다. 둘째는, 심리학을 하이데거 유형의 존재론을 따라서 재해석하는 것 다시 말해 과거가 결정하기보다 미래로 ‘스스로를 시간화’하는 현전을 통해 재해석하는 것이란 마침내 프로이트적 무의식과 연루된 ‘의식의 문제’로부터 탈출하게 한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도 과연 말디네가 정신분석의 객관적 명세서(litteral)인 오이디푸스나 전이, 저항 같은 문자를 그토록 존중해가면서 프로이트주의 이념을 제대로 변화시킬 수 있었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아무튼 소여의 근원적인 우선성이란, 존재 및 세계의 현전을 위해 의식의 지향성을 비판하는 현상학적 실재론의 관점에서, 토대 자체는 자연주의적이지만 분명 실존적 외양을 지닌 프로이트의 문자들(오이디푸스, 전이, 저항)이 왜 매혹적인 지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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