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여가의 의미 변천과 일-여가 관계

2020 
고대 사회는 일의 의미가 슬픔, 고통, 상처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일과 여가의 의미는 사회의 계급적 구조에 뿌리를 박고 있었다. 노예계급은 일을 하는 계급이고 귀족 계급은 여가를 누리는 계급이었다. 근대 종교개혁기는 일의 의미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온 시기였다. 종교개혁은 노동을 통한 부의 축적을 정당화시켰다. 막스 베버는 프로테스탄티즘 정신이 근대의 자본주의 경제활동을 장려하고 있다고 보았다. 거기에서 일은 그 자체로 가치 있는 것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일의 의미 변화를 가져왔을 뿐 여가의 의미에 변화를 가져온 것은 아니다. 여가는 여전히 노동 주체와 분리된 특권 계층의 전유물이었다. 마르크스의 관점에서 자본주의의 발전은 노동자들을 해방시키는 것이 아니라 목적을 잃은 단순 노동으로 몰아넣었다. 노동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마르크스가 주장하는 자본주의 사회 역시 일-여가 관계에서 대립적 관계에 머물러 있게 된다. 마르크스는 노동자들의 자유와 해방, 여가의 확대를 주장했다. 고대 사회로부터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 이르기까지 노동자들은 일-여가의 관계에서 대립 모델에 머물러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다만 소수의 귀족층, 자본가들에게만 확장 모델이 적용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제 4차 산업혁명은 일-여가 관계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편기본소득제와 보편기본서비스는 일과 여가의 의미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직업적인 일의 의미는 축소될 것이며 그 대안으로 ‘좋은 노동’의 중요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일-여가 관계의 확장 모델은 이 지점에 이르러서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고대 사회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일의 의미는 각 시대의 사회・경제적 요건의 변화에 따라 변천되어 왔다. 그 과정에서 일과 여가는 일-여가의 대립 모델로부터 확장 모델로의 변화를 추구해 왔다고 볼 수 있다. 이제 현대 사회는 그런 확장 모델로의 변화를 추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와 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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