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문화지형학, 이집트 여행과 창작 사이의 릴케

2015 
‘지형학적 전환’ 이후 새로운 공간패러다임인 문화지형학은 문화나 문화적 산물을 공간적 측면에서 서술하는 것 혹은 공간을 생겨나게 하는 문화적 형식들의 분석을 뜻한다. 본 논문은 릴케의 이집트 여행에서 나타난 문화지형학을 연구하려 한다. 그 경우현대의 공간담론, 즉 카시러의 신화적, 미학적 공간, 푸코의 헤테로토피아, 들뢰즈의 매끄러운 공간이 릴케의 이집트 여행으로 형성된 문학적 공간들에서 발견되는지, 그리고 이 공간이론들이 릴케의 공간형상화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키는지를 검토하려 한다. 릴케의 문화지형학으로서는 작품과 편지들의 분석을 통해 이집트 지형과 픙경에 관한 릴케의 이미지, 이집트 기념물, 건축물, 예술품들과의 만남, 옛 이집트 신화, 풍속들과 문화의 형상화를 다룬다. 릴케는 이집트의 풍경으로 특히 나일강, 사막과 바다를 묘사한다. 이 모두는 태고적 신비적 공간으로서 인간의 손에 의해 건드려지지 않은 채 전래되어 측정될 수 없는 근원적인 것을 보존하는 풍경으로 나타나 들뢰즈의 의미에서 매끄러운 공간의 특성을 지닌다. 이집트 기념물로는 무엇보다 스핑크스가 일컬어지는데, 릴케는 스핑크스의 얼굴에서 끊임없이 관조를 인지하고 이 형성물 주위에 무한한우주적 공간이 생겨난다고 봄으로써 카시러의 미학적 공간을 인식케 한다. 왜냐하면 카시러의 미학적 공간에서는 카오스를 우주가 되게 하는 힘을 지닌 예술적 관조가 우세하기 때문이다. 이집트 사원의 탑문(필론)은 그 거대한 규모로 인해 신비성을 띠며 신비적 공간을 중개한다. 옛 이집트 조각품들은 릴케에게 있어 자체로 우주적 법칙을 인식케 함으로써 미학적 공간을 형성한다. 옛 이집트의 문화 중에는 장례식의 풍속들(장례식 때 울어주는 여인들, 죽은 자의 재판 등). 특히 ‘죽은 자들의 숭배’가 릴케의 작품에서 형상화된다. 죽은 자들의 숭배가 이루어지는 “고통의 나라”는 의식의 공간이자 문화공간으로서 고통과 비탄이라는 상태의 공간화이다. 비탄은 예술의 한 형식으로서 시간의 흐름 밖에 존재하는 문화공간인 헤테로피아로 이끈다. 죽은 자들의 숭배는 결국묘지라는 헤테로토피아가 생산해낸 문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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