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의 여성재현 :성매매에 대한 이중적 시선

2010 
이 연구는 우리 사회의 여성담론을 읽어 낼 수 있는 문화텍스트로서 영화에 주목하여 성매매여성의 재현방식과 그 정치적 함의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제작, 상영된 영화 중 시대별로 흥행에 성공한 「영자의 전성시대(1975)」, 「노는 계집 창(1997)」, 「너는 내 운명(2005)」세 편의 영화를 분석하였다. 서사분석을 토대로 영화의 플롯, 인물의 특성, 카메라 시선을 분석하고 사회문화적 차원에서 성과 관련된 여성담론을 고찰하였다. 그러나 시대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들 영화는 공통적으로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논리에 근거한 서사장치와 전략을 배치하고 있었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여성주인공들의 성매매 유입의 주요 동기인 순결의 상실과 가부장제에 통합될 수 없는 치명적인 결함을 가진 여성을 구원하는 조력자는 남성만이 가능하다는 서사적 장치는 가부장제의 여성 통제 수단인 순결이데올로기를 반영한다. 또한 위계적 성 계급을 발생시키는 순결의 강조는 일반 여성과 성매매 여성을 좋은 여성과 나쁜 여성으로 이분법적으로 재현하는 방식 속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성 판매 여성을 드러내고 성 구매 남성은 감추는 서사 전략과 여성의 몸을 성적 대상으로 타자화하는 카메라 시선은 성매매의 책임을 일방적으로 여성에게만 전가시키는 가부장제의 이중적 시선을 보여준다. 이러한 시선은 남성의 성 구매 행위나 성폭력은 사회적 불이익을 받지 않는 반면에 순결을 상실한 여성은 일탈적인 여성으로 낙인찍혀 처벌받는다는 대비 속에서도 나타난다. 생계를 위한 여성들의 성매매가 일반 상품을 구매하듯 정상적인 상거래로 묘사되는 것은 무엇이든 돈으로 살 수 있다는 극단적인 자본주의 논리의 반영으로 볼 수 있다.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의 결합에서 비롯된 성매매의 모순에 대한 문제제기는 전혀 찾아 볼 수 없었으며 자본과 권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대중적 상업영화의 한계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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