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화된 폭력에 대한 뉴스 보도
2017
이 연구는 2016년 5월 강남역 근처 공용화장실에서 발생한 20대 여성 살인사건에 대한 〈조선일보〉, 〈동아일보〉, 〈한겨레〉, 〈경향신문〉의 기사 내용분석을 다룬다. 연구의 목적은 젠더화된 폭력을 언론이 어떠한 사회적 의제로 설정하는지, 문제의 원인과 대책을 어떻게 진단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또한 언론사에 따라 보도의 양과 내용에 있어 주목할 정도의 차이가 발견된다면 그 이유를 젠더 정치적 문제의식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연구결과 〈조선일보〉과 〈동아일보〉의 보도는 이 사건을 공용화장실이라는 위험한 공간에서 정신질환자에 의해 발생한 묻지 마 살인으로 규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같은 사건을 여성이라서 경험하는 젠더화된 폭력과 여성혐오의 극단적인 사례로 인식하였다. 네 개 언론사의 다른 입장은 사건중심 기사, 이슈중심기사의 취재원 선정, 칼럼과 사설을 통해 일관되게 확대 생산되었으며 각 언론사는 자신들의 주장에 권위를 부여하기 위해 취재원을 편의적으로 선택,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여성에 대한 폭력을 가해자 개인의 정신적 결함으로 축소하거나 피해자인 여성에게 부주의의 책임을 묻는 〈조선일보〉과 〈동아일보〉의 보도는 젠더이슈에 있어 선행 연구가 지적하는 기존의 보수적인 보도형태가 되풀이됨을 보여준다. 또한 여성에 대한 폭력을 여성혐오라는 시각으로 바라보는 여성계의 주장이 사회적 갈등을 가져온다는 보도로 기존의 사회적 가치에 도전하는 새로운 문제제기에 대한 불편함과 현상유지의 보수성을 드러낸다. 강남역 여성 살인사건 보도에서 보여준 보수와 진보 언론의 차이는 젠더적 이슈에 대해서 보수와 진보언론이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선행 연구의 결과에 반하는 것으로 이러한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생산자 연구와 함께 보다 다양한 사례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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