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韓國)의 문화(文化) : 영화가 전쟁을 이야기하는 방식-문화담론과 기억의 시화(詩化)-

2016 
이 논문은 영화 「적과의 동침」을 대상으로 한국전쟁의 의미망을 문화와 시의 의미망으로 풀어보려는 의도로 마련되었다. 우선, 연구 대상인 「적과의 동침」은 두드러지게 당대 생활사 중심의 문화담론을 기저로 하고 있었다. 문화가 가치 있는 모든 삶의 의미체계를 가리키고, 이러한 문화담론을 바탕으로 당대 삶의 구체적인 이야기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전쟁 중에도 영화 속 일상생활 중심의 문화담론은 무너지지 않고 여전히 유효했다. 따라서 생활사 중심의 문화담론은 이 논문이 주요하게 다루게 될 내용이다. 다음으로, 영화가 시로써 전쟁을 말하는 법, 곧 전쟁을 이야기하는 방식을 기억의 시화(詩化)라는 측면에서, 경계인 또는 사랑의 담론이라는 측면에서 살펴보고자 기획되었다. 「적과의 동침」을 여느 전쟁을 다룬 영화와 차별성을 이끄는 주요 매개는 백석의 작품이었다. 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는 「적과의 동침」에서 인민군 장교 정웅과 석정리 신여성 설희의 예전 살가운 인연을 이어주는 연결고리였다. 백석의 시가 전쟁영화 속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어주는 역할을 맡은 만큼 치열한 서사성 속에서 서정성을 담보하고 있어 특별한 것이다. 즉, 자아와 세계의 차이성을 강조하는 서사성에서 나아가 자아와 세계의 동일성을 꾀하는 서정성을 획득함으로써 작품 「적과의 동침」은 여느 다른 전쟁영화와 차별성을 띠게 된 것이다. 이 논문은 영화 「적과의 동침」을 통해 당대 문화담론들의 이랑과 고랑을 헤아릴 수 있어서 의의가 있었다. 특히 생활사 담론을 중심으로 한 문화담론들이 전쟁 중에도 당대 삶의 면면들을 구축하는 섬세한 준거틀이 되고 있는 점을 발견한 것도 큰 수확이었다. 이는 마을 아카이브의 가능성을 담보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나아가 적과 동지의 구분이 모호한 한국전쟁의 아이러니성을 극명하게 표출시킨 「적과의 동침」에서 백석 시를 의미망으로 꾸린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여기서 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가 차지하고 있는 서정성 어린 문학적 면모를 통해 ``기억의 시화(詩化)``로 한국전쟁의 의미망을 도출한 것도 하나의 성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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