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과 민중(들)의 이미지: 디디 위베르만의 이미지론에서 민중의 문제
2015
본 논문은 민중과 역사의 개념을 중심으로 조르주 디디 위베르만의 이미지 개념을 고찰한다. 디디 위베르만은 민중을 재현하는 일의 난점은 민중이라는 것과 이미지라는 것 모두 모순과 다층적이고 이질적인 요소들을 배태하고 있다는 점에 기인한다고 본다. 디디 위베르만이 제안하는 민중에 대한 아이디어와 이미지 개념을 살피기에 앞서 이 글은 우선 민중 개념의 다의성을 정리한다. 인민(populus), 물티투도(Multitudo), 하층민(plebes) 등이 그것이다. 민중이라는 단어는 어떤 맥락에서 사용되는지에 따라 긍정적인 의미와 부정적인 의미를 띨 수 있다. 민중의 표상에 대한 칼 슈미트와 조르지오 아감벤의 견해는 권력자의 영광에 갈채를 보내는 부정적이고 결핍된 민중만을 고려하며, ‘잔존’하고 있는 민중의 권능과 ‘공동체의 출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 이는 민중에 대한 비관주의로 귀결된다. 디디 위베르만은 민중의 의미 뿐 아니라 이미지의 의미 양자를 새로이 사고하며 민주에 대한 비관주의를 재조직한다. 디디 위베르만에게 이미지는 완전한 진리와 완전한 거짓 사이에 존재하는 지나가는 무엇, 미미한 무엇이다. 디디 위베르만은 ‘지평’에 나타나는 위압적인 밝은 빛, 이 빛이 드러내는 사물의 선명한 윤곽과 ‘지척’의 흐릿한 불빛을 대조한다. 디디 위베르만은 후자의 불빛에서 이미지의 사태를 발견한다. 이는 다시 민중의 이미지와 겹쳐진다. 억압을 넘어 민중의 ‘감정’을 드러내는 일은 이상화된 민중의 이미지를 ‘모방’하는 일과 다르다. 민중의 저항을 위해 이미지의 비관주의를 조직하는 일은 수동적인 ‘베끼기’나 부차적인 ‘모방’이 아니다. 민중의 이미지는 곧 역사의 이미지이며, 이는 변증법적 이미지로 나타난다. 변증법적 이미지야말로 역사의 인과성을 모방하지 않고 기존의 역사가 누락하고 있는 것들을 발견하도록 한다. 역사의 자료는 “과거 시간(l’Autrefois)”과 “현시간(a-present)”이 맺고 있는 변증법적 관계 속에서 “진정한 이미지(une vraie image)”로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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