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두진의 수석시론(水石詩論)에 대하여

2016 
박두진은 문학과 종교의 관계를 자기 시론의 핵심으로 삼았던 시인이다. 특히 그의 시론은 그의 생애 후기에 집중적으로 발표되었는데, 이때는 그가 ‘수석`에 몰두하던 시기이기도 하다. 박두진은 1970년대부터 수석에 취미를 붙였는데, 그 과정에서 수석에 관한 시(詩)만 3백 편 이상 창작하게 된다. 이른바 ‘수석시(suseok poems)` 창작과 더불어 그에 대한 시론을 집중적으로 발표하게 되는데, 이것을 ‘수석시론`이라고 한다. 수석시론은 문학과 종교의 관계에 대한 그의 오랜 고민의 완결편이라고 할 수 있다. ‘수석시`를 ‘신앙시`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수석은 단순한 돌이 아니라, 자연이면서도 자연을 초월한 존재의 흔적이 남아있는 작품이다. 자연이면서도 인간이 만든 예술품을 능가한다는 점에서 초월적이다. 박두진의 시는 자연, 인간, 신의 3 단계를 거치고 있는데, 수석시는 수석을 통한 신적인 존재의 현현이라는 점에서 세 번째 단계에 속한다. 이처럼 신과 인간이 수석을 매개로 해서 통합되는 모습은 박두진이 지향했던 ‘신앙시`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시에서 종교적 기능이 회복되기를 바랐던 그의 소망이 실현된 모습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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