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개인 원리와 소통의 가능성 -김연수 소설의 기억술을 중심으로-

2012 
이 논문의 목적은 김연수 소설을 대상으로 하여 기억매체를 통한 ``기억하기``를 살펴보고 그것이 소통적 기억과 소통적 진실로 구성되는 양상을 검토하는 것이다. 소통의 문제가 서사의 중심이 되는 그의 소설에는 농담과 진담, 거짓과 진실, 가짜와 진짜, 우연과 필연, 소통과 불소통, 전체와 개인, 기억과 망각 등의 반대짝들이 위성처럼 산포해 있다. 이 반대항들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연결되어 서로 모순되면서 존재이유가 되고 서로 넘나들면서 보완한다. 그렇게 구성되는 세계는 하나의 거대한 뫼비우스 띠이고 그 안에는 혼란스러운 내면에 질서를 부여하고 자신과 세계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고자 하는 고립된 개인들이 있다. 고립된 개인은 역사담론으로 대변되는 집단적 주체의 기억에 더 이상 상상적으로 동일시하길 거부하는 자유로운 개인의 등장과 관련이 있다. 이는 또한 자유롭지만 집단적 꿈꾸기가 불가능해진 개인의 불안과도 관련이 있다. 이런 마당에, 작가 자신도 밝혔지만, 견고한 객관적 현실이 사라져버린 자리에서 부상하는 개인성과 개인감각은, 김연수 소설이 시작하는 지점이 된다. 그리고 ``개인의 기억``에 의한 공감능력과 소통능력은 그의 소설이 지향하는 바이다. 이는 김연수 소설이 자기 시대에 대해 가지는 문학적 자의식이며 자기 시대를 향한 문학적 표명에 포함된다. 현대의 사회 상태에서 공동체가 정체성을 결정짓고 정의내리는 힘이 아니라 그저 일시적인 가공품에 불과한 것이 되었다면, 그래서 결합의 원리를 개인 안에서 찾아야 한다면, 김연수 소설은 사회적 관계가 미약해지고 견고한 세계가 붕괴된 ``이후의 삶들``을 연결시키는 소통의 도구를 찾고자 한다. 그것은 ``개인적인 것``을 ``개인적인 방식``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개인의 기억 혹은 서사적 기억은 김연수 소설이 자기 시대에 말을 거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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