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루쉰(魯迅)의 초상 -1960~1970년대 냉전문화의 중국 심상지리-
2013
이 연구는 1960~70년대 냉전기 한국에서의 루쉰 독서사를 재구한 것이다. 루쉰은 사회주의 ‘중공’성립 이전에 죽었음에도 마오쩌둥의 고평을 통해 ‘자유중국/중공’이라는 냉전의 사상지리(ideological geography)에서 ‘중공’에 귀속되었다. 냉전기 한국에서는 루쉰의 좌파적 형상은 유폐되고 우파적 형상이 극대화되어 소개되었다. 1960~70년대 한국의 냉전문화 속에서 루쉰은 그의 경력의 초창기에 초점이 맞추어지며 휴머니즘, 계몽주의자 나아가 반공주의자로 변형되었다. 본고에서는 교과서, 인문교양, 루쉰선집, 세계문학전집 속에서 루쉰이 배치되는 각각의 방식을 분석함으로써 냉전기 한국에서 그려진 루쉰의 초상이 우파적 형상이 우세한 것이 었지만, 루쉰의 형상 자체가 내장하고 있었던 진보적이고 사회주의적인 면모를 변형시켜 저항적이고 진보적인 사상의 거점으로 활용하는 흐름이 존재했다는 점을 밝혔다. 이병주의 ?지리산?의 분석을 통해서 공산주의를 비판하면서도 휴머니즘에 기반한 혁명가로서의 루쉰을 작중 인물에 투사함으로써 레드 콤플렉스의 임계 지점에서 한국사회의 금기였던 빨치산의 문제를 전면화할 수 있었다는 것을 지적하였다. 마지막으로 1930년대의 중국과 1960~70년대의 한국을 대위법적으로 배치하면서 한국의 루쉰이고자 했던 리영희의 사상적 모색이 이 시기 루쉰 수용의 한 극점이었음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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