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논문 : 한국 공직문화의 원형: 자리문화

2015 
행정문화에 대한 기존의 연구는 행정에 대한 개념 정의 없이 행정문화를 연구했기 때문에 행정문화를 행정부의 문화로만 이해했다. 그리고 문화라는 개념을 주로 처방과 변화를 염두에 둔 조작 가능한 변수로 취급했기 때문에 행정문화가 갖고 있는 맥락적이고 역사적 특징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이 연구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이해와 해석의 관점에서 한국 행정문화의 성격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연구가 강조하는 내용은 크게4가지다. 첫째, 한국의 행정은 ‘공직체계’에 그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행정문화에 대한 이해는 공직문화에 대한 이해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둘째, 공직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문화의 심층과 표층을 연결하는 상징과 은유를 해석해야 하는데, 한국에서 공직을 표현하는 대표적인 은유와 상징은 ‘자리’라는 개념이었다. 즉, 공직문화는 자리를 중심으로 형성된 문화인 것이다. 셋째, 자리는 상속이 가능한 재산으로 여겨지기도 하고, 선물로 해석되어 답례품이나 전리품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 간의 상대적 권력이나 서열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이 모든 현상의 근저에는 자리에 대한 경쟁이 자리잡고 있었다. 넷째, 자리문화는 한국의 행정문화를 구성하는 많은 항목들, 예컨대 서열과 권위주의, 명분과 형식주의, 정실과 연고주의, 파벌과 가족주의 등의 문화적 현상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하는 해석의 틀을 제시한다. 자리문화는 자신의 자리와 다른 자리들 간의 상대적 비교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더 좋은 자리로 이동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해 나가는 삶의 방식과 연관된 문화다. 공직자의 태도와 가치관 및 행태 등은 이와 같은 자리문화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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