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전기소설 의 문학성 접근의 일단

2020 
본 논문은 17세기 대표적 애정전기소설(愛情傳奇小說) 중의 하나인 를 대상으로, 작품 내외적 측면에서 그 문학성에 접근하여 그 단서를 얻고 이를 통해 그 양상과 특징을 규명한 글이다. 이 작품을 둘러싼 주변 자료들이 작품 외적인 접근이라면, 작품 소재 삽입시가(揷入詩歌)에 주목한 것이 작품 내적인 접근이라 하겠다. 가 창작되고 유통된 당대에 이미 이 작품에 대한 평 가들이 보이는데, 이건(李健)과 권전(權佺)은 각각 를 읽 은 후 감상평을 한시로 짓기도 하였고, 이 작품을 필사한 필사자가 짤막 하게 평가한 기록에서도 보인다. 이와 같은 주변 자료들을 통해서, 는 현실의 우연성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인물들의 참신한 스토리 전개이고, 남성 주인공이나 남성 조력자보다는 여성 주인공과 여성 조력자가 압도적으로 스토리의 비중을 차지하는 여성 중심의 서사 작품이라는 것을 확인하였다. 네 번의 만남과 이별, 네 명의 조력자는 우리 삶의 속성인 우연성에 기대고 있으며, 남녀 주인공의 서사에 적극 개입하여 우여곡절의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주변 인물들의 작품 속 역할 은 여타 애정전기소설의 서사와 주변 인물보다 돋보이는 측면이 있다. 또한 이 가운데서도 여성 주인공을 비롯한 작품 속 여성 인물들이 서사 의 중심에 놓인 특징을 찾을 수 있다. 기존에 소재 삽입시가에 대해서 기능적 측면이 여 타 애정전기소설보다 미약하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이를 재고하기 위해 실제 작품의 서사에서 삽입시가가 어떻게 기능하는지를 살피고 그 이면 의 본질적인 성격과 특징을 고찰하였다. 총 11작품의 시가가 삽입되어 있는데, 김생이 4작품을 짓고 영영이 6작품을 짓고 김생과 영영이 함께 지은 작품이 1편이다. 그 가운데 우선적으로 주목한 작품은 김생의 등장 에서 삽입된 시가이다. 이 삽입 시가는 독자들로 하여금 남성 주인공의 심정을 단번에 파악하게 만들고 이후의 서사 전개가 남녀 간의 애정을 다룰 것이라 예상하게 만들어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시가의 작 품성을 보더라도 기존의 유명한 시를 인용하여 작품 안에서는 남성 주 인공의 심정을 핵심적으로 드러내고 있고, 전체 삽입시가 가운데 가장 먼저 제시된 작품인 만큼 작품 밖으로는 작자의 시재(詩才)를 유감없이 발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두 번째 만남을 기다리면서 지은 김생의 는 평측(平仄)과 구성(構成)의 측면에서 기존의 억진아 체(憶秦娥體)를 충실히 따르되, 변격의 양상도 수용한 측면이 있다. 소재 삽입시가 가운데는 향후 서사 전개와 유기적 관계를 맺으며 암시의 기능을 하는 것들도 있다. 마침내 운우지정(雲雨 之情)을 나누었지만 기약 없는 이별을 노정한 김생과 영영이 그 자리에 서 수창시를 지었는데, 영영의 태도와 언사는 남녀 주인공의 결연과 이 별이라는 중요한 서사 진행에서 결정적인 기능을 하고, 또한 서사 전개 과정에서 앞으로 일어날 사건에 대해 미리 독자에게 넌지시 암시하는 서술이기도 하다. 김생의 화답시 역시 앞으로의 이별이 노정되어 있지 만 언젠가는 극적으로 만나리라는 서사의 향방을 넌지시 제시하였다. 한편 김생과 영영의 수창시는 서사적 기능 이면에 담긴 보다 본질적인 성격을 드러내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서정성의 고양(高揚)이다. 이들의 수창시는 작품 속 이들의 정서적 교감이 고양되는 것은 물론이고 독자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남녀 주인공의 감정에 동요하여 정서적 공감을 일으키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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