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Mythological and Humanistic Reflection on the COVID-19 Crisis: Focusing on the Nature of Diseases and Human Responses in the Myth of Sonnim-gut

2020 
이 논문은 한국 구전신화 〈손님굿〉에 대한 의미해석을 바탕으로 코로나 위기에 대한 신화적이고 인문학적인 성찰을 진행한 것이다. 〈손님굿〉에 형상화된 질병신의 속성이 코로나 바이러스와 통하고, 질병신에 대한 인물들의 대응과 그에 따른 결과가 코로나 상황에 유의미한 시사점을 준다는데 주목한 논의였다. 신화 특유의 원형적이고 철학적인 사유를 매개로하여 문명적 위기에 대한 거시적이고 본원적인 해법을 찾아보고자 했다. 〈손님굿〉은 오랜 세월 동안 인간을 괴롭힌 감염병 천연두에 대한 신화다. 신화는 질병을 일으키는 존재를 악귀가 아닌 영험한 손님 신으로 취급하며, 최대한의 정성과 존중으로써 질병 문제를 풀어내고자 한다. 질병의 발생을 거대한 생명적 체계의 일환으로 보는 가운데, 섭리에 순응함으로써 출구를 찾아내는 태도를 나타낸다. 인간 스스로를 세상의 미력한 존재로 인식하여 겸손을 유지하는 것은 질병신을 응대하는 기본 방식이 된다. 노고할미와 영순생 등은 그와 같은 대응을 통해 위기상황을 잘 감당하고 전화위복의 복락을 만들어낸다. 노고할미와 영순생의 맞은편에는 자기중심적 오만으로써 질병을 경시하고 함부로 대하는 인물들이 놓인다. 범람한 욕심으로 질병신을 범하려고한 뱃사공과 자만과 술수로 질병신을 냉대하고 농락하려 든 김장자가 그들이다. 그 결과는 참혹한 죽음이고 패가망신이었다. 세상의 정점에 있던 김장자는 하나뿐인 자식을 잃고 밑바닥으로 전락한다. 이들의 행태는 오늘날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일각의 대응과 놀라운 의미적 일치를 나타낸다. 뱃사공은 ‘코로나 파티’를 벌인 젊은이들의 모습과 통하며, 김장자는 섣부른 교만과 허튼 미봉책으로 상황을 악화시킨 세계의 여러 지도자와 정확히 일치한다. 신화에서 노고할미와 김장자의 자리가 역전되었듯이, 현실세계에서도 그러한 역전이 펼쳐지고 있는 중이라고 보았다. 〈손님굿〉 신화에서 특별히 주목할 것은 질병과 인간의 생명적 동질성과 순환적 공존에 대한 사유다. 천연두로 희생된 아이가 새로운 손님신이되는 내용은 인간과 질병의 생명적 연관성을 잘 보여준다. 질병신들은 인간처럼 움직이며, 사람들은 질병신을 또 다른 자기나 이웃으로 여기고서 긴밀히 교감하며 소통한다. 질병신을 위한 굿과 놀이에서 사람들이 다함께 즐기면서 하나가 되는 것은 질병과 인간의 상호적 교감과 치유 과정에 해당한다. 거시적인 생명적 존엄성과 공존성을 기본 가치로 삼는 그 행위는 현재의 코로나 위기에서 인류가 찾아서 발현해야 할 인문적 비전을 보여준다. 코로나 위기에서 우리가 완수해야 할 중대한 인문적 과제는 심리적으로 무너지지 않고 초극의 힘을 발휘하는 일이다. 공격이 아닌 협력, 불신이 아닌 믿음, 배타적 욕망이 아닌 공생의 윤리로써 상황을 헤쳐내야 한다. 그 초극의 힘을 어떻게 발현할 것인가에 대해서 신화는 우리에게 소중한 깨우침을 전하고 있다. 문명 이전 시절로부터 이어져온 문학적·철학적 사유로부터 문명적 위기를 극복하는 길을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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