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京鄕新聞』의 성격과 오락적 장치의 등장

2021 
1895년 2월 17일에 창간된 한성신보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고전소설을 연재한 신문이었다. 연재된 고전소설은 기존 틀을 변용한 새로운 형태였다. 그것은 당시 교술 위주의 신문 지상에 오락적 장치의 등장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다. 그렇 게 등장한 오락적 장치는 모든 신문에 두루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런 흐름은 과거의 서사문학과 다른 새로운 서사문학을 추동했다. 당시 발간된 신문 가운데서도 천주교 조선 교구에서 발행한 경향신문은 더욱 주목할 만하다. 1906년 10월 19일에 창간한 경향신문은 당시 대한매일신보를 위시한 다종의 신문에서 우리 민족의 독립정신을 배양하는 요긴한 신문이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사안에 따라 일본에 우호적인 감정도 드러내는데, 종교 담론이 민족 담론보다 우위에 놓일 때에 더욱 그러했다. 모든 게 불확실한 당시 상황은 신문에 새로운 장치를 마련하는 계기로 작동하기도 했다. 경향신문의 세 개의 고정란, 즉 ‘소설’, ‘우슴거리’, ‘재담’은 이런 측면에서 다시금 주목을 요한다. 이 글은 이 중 ‘우슴거리’란에 우선 주목했다. ‘우슴 거리’는 제10호[1906년 12월 21일]부터 고정란으로 정착된다. 하지만 계몽담론을 위주로 한 당시 풍토에서 일회적이고 말초적인 웃음을 신문에 연재하는 자체가 부담 스러웠던지, 고정란은 금방 폐쇄된다. 그러다가 53호[1907년 10월 18일]에 부활 하는데, 그것은 경향신문 판형이 바뀐 데서 비롯된 결과였다. ‘우슴거리’란에 실린 작품은 총 179편이다. 179편의 성향은 크게 세 유형으로 집약된다. 첫째, 전대 패설을 변용한 것. 둘째, 이 시기에 생성된 소화. 셋째, 당시 시사 문제를 다룬것이 그러하다. 그 중 두 번째 유형은 다시 세 형태가 존재한다. 단순 소화, 이야기 이면에 사회문제를 제기한 소화, 근대문명과 만나면서 생성된 에피소드 등이 그러하 다. ‘우슴거리’에 실린 세 유형은 과거의 장르와 새로운 장르가 혼효되면서 웃음을 유발한다. 이는 전통의 계승과 변용, 그리고 전통의 파기를 모두 담지한 것이기도 했다. 김태준이 이른 ‘과도기적 혼혈아’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과거 문학 장르 패설은 除舊布新의 시대에 도태된 것이 아니었다. 한성신보에서부터 시작 된 오락적 장치가 그러했듯이, 경향신문에서도 과거의 문학 장르 패설은 당시 시대에 맞춰 새롭게 자기갱신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슴거리’는 과거의 문학 장르가 어떻게 존재하는가를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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