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전반 천도교 지도자의 서양 인식과 신문명의 비전

2020 
본고는 동학에서 천도교 시대로의 개편이 서구의 근대와 문명개화를 지향하고 있다는 기존의 견해에 의문을 제기하며, ‘개벽’의 관점에서 손병희와 천도교 청년지도자들이 추구했던 지향을 새롭게 분석하고 있다. 손병희는 일반적으로 평가되듯이 일방적으로 서구적 근대를 추구하거나 문명개화를 일방적으로 추구한 것이 아니다. 서양을 시대적 대세로 인정했지만, 서양문명 자체를 따라야할 표준으로 보지는 않았다. 그는 수운이 다시 밝힌 도와 덕을 중심으로 서양의 문물을 잘 활용함으로써 정신과 물질이 어우러진 도덕문명, 도의적 신문명을 꿈꾼 것이었다. 이돈화와 김기전이 중심이 된 천도교 신파의 청년지도자들 역시 그들이 지향한 것은 단순한 계몽이나 개조가 아니라 애초부터 『개벽』 잡지의 이름에서 표명했듯이 ‘개벽’이었다. 그들의 운동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넘어서고, 민족과 계급을 넘어서서 보편적 인간해방이라는 근본적인 문명의 전환을 꿈꾼 개벽운동이었다. 한편 해방공간에서 천도교청우당이 내놓은 ‘한국적 신민주주의’의 새로운 정치이념 역시 천도교 청년들이 1920년 이래 꾸준히 고민해 온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넘어서고자 한 제3의 길에 대한 모색이자, 신국가건설의 방향이었으며, 3.1독립선언서에 밝힌 ‘도의적 신문명’의 비전을 실현하고자 하는 열망의 표현에 다름 아니었다. 결론적으로는 일제강점기 천도교 지도자들이 추구했던 것은 서양에 대한 맹목적인 수용도 저항도 아닌, 수운이 깨달아 밝힌 동학의 새로운 도덕에 바탕해 서양을 선별적으로 수용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동서융합의 신문명을 추구한 것이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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