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아카이브, 이미지: 재난 기억의 문화적 실천

2020 
먼 미래에 일어날 묵시록적 시간을 뚫고 오늘날 재난은 현재적 삶 한 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재난은 더 이상 서사가 아니라 현실이다. 본 논문은 재난 현실에 대한 비판적 인식과 더불어 어떻게 재난을 기록하고 재현할 것인가라는 정치적·미학적 문제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 문제는 다음의 큰 질문들로 이어진다. 사회적 참사와 재난에 대한 아카이브는 누구의, 그리고 누구를 위한 기억을 담고 있는가? 재난의 기록이 진상규명과 대처를 중심으로 한 사건들의 현재 태를 넘어 미래의 기억에 열린 이미지가 되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아카이빙의 정치적 미학을 상상할 것인가? 본 논문은 다양한 아카이빙 실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재난 아카이브의 사례와 사회적 참사와 재난 트라우마에 새롭게 접근하는 21세기 아카이브 다큐멘터리의 사례를 가로지르며 재난 기억의 문화적 실천을 논의하고자 한다. 아카이브의 근대 역사에 깃든 아카이브 열병을 고려할 때, 재난 기억의 아카이빙 작업은 맹목적 기록을 향한 아카이브 열병과는 달리 기억행위의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 재난 아카이브의 특이성은 그 속에 깃든 집단 기억의 공동체성, 애도의 작업으로서의 아카이빙 실천, 재난 아카이브의 장소 특정성, 그리고 정서적 기억의 미학적 실험을 들 수 있다. 이어서 본 논문은 재난 기억과 아카이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고 당대 사회의 문제나 재난을 새로운 관점에서 기억하려는 현대 문화예술가들의 작업을 살펴본다. 특히, 용산 참사를 다룬 최근의 다큐멘터리 영화들은 미디어 푸티지와 실험적 장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재난 기억에 접근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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