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에서 생명으로 : 가축 살처분 어셈블리지와 인간-동물 관계
2020
조류독감으로 인한 대규모 살처분은 인간과 동물 사물들에 대한 새로운 관계 설정의 필요성을 환기시켰다. 본 연구는 살처분의 복잡한 과정을 중층적이고 이질적인 ‘어셈블리지’와 그 안의 정동(affect)를 분석해, 인간-동물 관계에 어떠한 변화를 야기하는지 살펴보았다. 어셈블리지는 일시적인 이질적 다양한 요소의 결합 관계를 일컫는 개념으로, 이를 통해 살처분이란 재난적 상황이 인간-동물 관계를 변화시키는 과정을 분석한다. 공장식 축산에서는 가축을 상품으로 표준화하기 위해 모든 특성을 최적화했다. 하지만 가축전염병이 발생하면서 상품화된 가축의 특성은 해체되고 기존의 상품화된 인간-동물 관계 역시 변화한다. 상품화된 동물은 전체로 사유되기 보다는 고기로 명명되었지만, 가축전염병이란 재난 상황은 역설적으로 가축이 가지고 있는 생명체로서의 특성이 가시화된다. 살처분 어셈블리지는 전염병-방역-살처분-노동-상품화된 동물-생명으로서의 동물-정동 등으로 구성이 되며 기존의 상품화된 인간-동물 관계에 균열을 내고, 가축이 단순히 고기가 아니라 살아있는 생명체라는 점을 가시화하며, 고기가 아닌 동물의 고통에 대한 관심을 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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