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관점에서 본 불교의 교육론 -라깡의 구조주의 언어관을 중심으로-

2009 
본 연구는 욕망이라는 관점에서 불교의 교리를 이해하고, 현대의 욕망과 관련한 담론이 욕망에 대한 불교교육적 관점과 어떻게 소통될 수 있는가를 논의하고자 하였다. 현대의 구조주의 언어관에 의하면 언어는 실제 세계를 온전히 드러낼 수 없는 근본적 결여를 갖는다. 이러한 언어의 한계는 필연적으로 분별을 낳게 되고, 욕망은 분별을 정당화하는 주체의 탄생과 더불어 형성된다는 점에서 불교와 라깡(J. Lacan)의 이론이 만날 수 있다. 나와 나 아닌 것을 분별하기 시작하면서 주관과 객관이 형성되고, 불변의 자아가 있다는 생각 때문에 주체와 타자의 이분법적 구도가 고착된다. 불교에서는 이와 같이 모든 움직임의 배후에 불변적인 주체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괴로움은 있지만 괴로워하는 자는 없다는 것은 결국 욕망은 있지만 욕망하는 주체가 없음을 뜻한다. 라깡이 지적한대로 우리는 타자의 욕망을 자신의 욕망으로 착각하고 스스로 욕망의 주체인 것처럼 오인하지만, 결국은 욕망의 노예라는 점을 자각하지 못하는 것이다. 괴로움의 주체가 없듯이 탐욕과 즐거움의 주체가 없다는 것은 자아가 공(空)하다는 진리를 통해 욕망을 벗어나야 한다는 불교의 가르침을 반영하고 있다. 태생적 한계를 가진 언어에 집착하여 진리를 탐구하거나 본질을 알려고 하는 것은 그 자체가 실현불가능한 욕망임을 뜻한다. 라깡을 통해 불교의 언어관을 이해한다면, 개념들의 연쇄로 이루어진 지식은 그 자체로 공하며 의미란 개념 간 차이들의 놀이로서 파생된 잉여물에 불과하다. 이러한 지식을 불변적인 진리로 착각하면서 학생들은 지식으로부터 소외를 경험하고, 고정된 지식과 역동적인 생활 세계는 서로 통합되지 못하고 끊임없이 미끌어지는 것이다. 불립문자(不立文字)와 언어도단(言語道斷)의 가르침은 현대 교육의 관점에서 볼 때도 과격한 것이 아니라, 결국 언어와 지식의 근본적인 공성을 체득하라는 가르침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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