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성을 중심으로 한 사이버 공간과 좀비픽션 장르의 유사성 비교연구
2015
디지털 세대에게 가장 인기 있는 문화콘텐츠 중 하나는 좀비픽션 장르이다. 좀비장르의 인기는 최근 조성된 묵시록적 사회분위기 속에서 현 세대의 불안과 공포를 반영하고 있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또한 현 세대의 주 활동공간인 사이버 공간의 구조적·사회학적 특징들이 상당부분 좀비픽션 속 가상공간의 그것과 유사하다는 점에 주목한다. 사이버 공간은 가상의 정체성을 가지고 수평적인 교류가 가능한 탈코드화와 탈영토화의 공간이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영토는 다양한 공동체로 재구성되고 정보의 코드들은 왜곡된다. 좀비픽션의 가상공간에서도 좀비 창궐로 인한 정보의 오염과 문명의 멸망을 통한 재영토화, 그로인한 생존자들의 이합집산과 같은 비슷한 현상이 벌어진다. 디지털 세대들은 디지털미디어를 통해 사이버공간에 접속하며 이를 통해 새로운 정체성을 형성한다. 좀비영화 속 좀비는 단순한 적이 아닌, 생존자들이 새로운 세상을 파악하고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는 ‘미디어’로 작용한다. 또한 좀비영화들이 미디어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제시하는 것은 현 세대가 디지털미디어를 잘못된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에 대한 은유로도 읽힌다. 사이버 공간의 구성원들은 익명성 뒤에 숨어 새로운 정체성으로 활동한다. 이는 좀비영화 속 캐릭터들이 과거의 신분에서 벗어나 멸망한 세상에 맞는 신분으로 살아가는 것과 같다. 익명성은 사회를 구성하는 근본 요소로서, ‘사회적 자아’를 형성하는데 필요한 ‘전형’이 가진 특성이기도 하다. 다원화된 현대사회와 마찬가지로 사이버 공간과 좀비픽션 속 공간은 다양한 정보와 공동체의 집합체이며, 이들은 추상적이고 모호한 속성을 지닌다. 이러한 세계 속의 구성원들은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추상적인 비인격체가 되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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