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 문학에 나타난 ‘사랑’과 ‘죽음’

2019 
김수영의 문학을 규명할 수 있는 핵심 개념은 설움, 비애, 자유, 사랑, 죽음 등 다양하다. 김수영의 문학에서 설움, 비애, 자유, 사랑, 죽음 등은 개별적으로 충일한 가치가 아니라 다른 가치들과 상보적 관계를 유지하며 유기적으로 결합하면서 통합적 가치체계를 형성한다. 본 연구는 주제론적 접근을 통해 이룩한 그간의 연구 성과를 충실히 받아들이는 한편, 김수영의 문학을 규명하는 핵심 개념들의 유기적 상관성을 적극적으로 검토함으로써 김수영의 문학에 나타난 ‘사랑’과 ‘죽음’의 의미에 접근한다. 이는 기본적으로 김수영의 문학이 사랑을 발견하고 행사하고 실현하는 과정임을 전제로 한다. 김수영은 시의 새로움을 한 세계의 ‘죽음’과 동시에 실현되는 ‘사랑’임을 강조한다. 시의 새로움은 죽음과 사랑이 서로 마주 대하는 지점에서 탄생한다. 사랑은 죽음 이후에 오는 단계적 보충물이 아니라 죽음과 동시에 실현되어야 할 구체적 대상이다. 그러므로 죽음은 시의 새로움과 낡음의 경계이며 사랑은 새로운 시가 추구해야 할 목적이다. 김수영이 시의 새로움을 논하며 죽음을 강조하는 이유는, 죽음만이 고식적(姑息的)인 세계와 고답적(高踏的)인 관념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기 때문이다. 그는 시의 ‘본수(本髓)’를 사랑과 죽음에서 찾았으며 시인에게 ‘죽음을 딛고 일어선 자기만의 스타일’, 즉 자기만의 죽음을 완성할 것을 요구한다. 죽음에 고유한 형식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시인은 이미 마련된 궁극적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방식대로, 자기만의 죽음을 창조하는 것이다. 김수영에게 시인은 죽음을 시연(試演)하는 자이며 시는 그가 창조한 죽음의 형식이다. 본고는 김수영의 시가 ‘나’의 개별성을 끊임없이 연장시켜 개인의 실존을 추구하는 한편 ‘나’의 투명성과 타자의 익명성을 경험함으로써 주체의 유한성을 자각하고 마침내 자기 자신으로부터의 소외를 극복하는 과정을 ‘사랑’과 ‘죽음’의 의미를 통해 규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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