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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파 연구의 정전

2016 
『한국대중예술 신파성으로 읽다』는 신파성의 특성을 정교하게 규정하고, 지난 100년 동안 한국의 대중예술에서 신파성이 부상, 변형, 확대, 해체, 쇠락해온 과정을 추적하는 작업을 담고 있다. 한국 대중예술사의 가장 중요한 교차점들 중 하나인 신파성의 역사이므로 이는 한국 대중예술의 역사이기도 하다. 또한 이는 근대 자본주의 세계에 대한 대중들의 전유방식이 변화해 온 과정에 대한 탐구이기도 하다. 이 저작은 신파를 ‘억압적 세계로 인해 기초적 욕구가 억압된 주체가 세계에 스스로 굴복함으로써 가지게 된 자학과 자기연민이 착종된 과잉적 감상성’으로 규정한다. 이처럼 신파에 대한 기존의 논의를 최대한 수용하고, 이를 보다 정교하게 만든 뒤, 그것을 기반으로 가능한 최대치의 생산적 논의를 이끌어 낸다는 점이 주요한 특성이다. 즉 이 저작의 ‘정통’적 가치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데, 그런 점에서 앞으로 신파연구의 주요한 정전으로 남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이 저작은 각 시대에 가장 중요한 위상을 가졌던 장르를 중심으로 구성된 100년 동안의 대중예술사이기도 하다. 1910년대의 신소설, 1920~30년대의 대중극, 1930년대의 대중소설, 1960년대의 영화와 대중소설, 1970년대 이후의 TV방송극, 1980년대의 만화, 그리고 전 시기에 걸쳐서는 대중음악을 살펴봄으로써 대중예술사의 전체 흐름을 조망할 수 있게 된다. 여러 대중장르를 망라하는 역량은 가히 독보적이며, 방대한 양의 자료조사에 기초한 노작이라는 점에서도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하지만 신파성을 무력한 주체를 중심으로 규정하는 기존의 통념에 기초함으로 일정한 한계점 또한 노정한다. 신파적 주체의 능동적 가능성을 배제하고, 타인과의 감응가능성을 과소평가함으로써 이데올로기와의 결합 양상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한다는 점, 신파에 대한 부정적 태도를 재생산함으로써 감정과 대중을 폄하하는 태도를 함축하고 있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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