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능력의 법적 · 심리학적 판단기준

2019 
형법 제10조 제1항에서 말하는 ‘심신장애로 인하여 사물변별능력이나 의사결정능력이 결여된 행위’란 생물학적 측면에서 정신장애(Mental Disorder)가 전제되고 이로 인하여 심리학적 측면에서 위법성인식능력이나 행위통제능력이 상실되어 있는 경우를 말한다. 여기서 정신장애에 대한 판단은 미국정신의학회(American Psychiatry Association / APA)가 제정한 진단기준인 DSM-5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Fifth Version)가 사용된다. 생물학적 요소는 의학적 관점에서 진단되는 요소를 의미하는 것이고, 이러한 진단을 임상심리학에서 하고 있으므로 심리학적 판단기준이라고 할 수도 있다. 정신의학이 인간의 심리적인 측면을 연구대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생물학적 요소는 정신의학적⋅심리학적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정신장애 여부와 함께 위법성인식능력이나 행위통제능력이 결여되었는가의 여부에 대한 판단은 심리학적 판단기준을 원용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그렇게 한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판단은 형법 제10조 제1항 또는 제2항에 해당하는가에 대한 결론을 내리는 것이어서 법해석학의 영역에 속한다. 판례도 이 점을 명확하게 하고 있다. ‘형법 제10조에 규정된 심신장애의 유무 및 정도의 판단은 법률적 판단으로서 반드시 전문감정인의 의견에 기속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정신질환의 종류와 정도, 범행의 동기, 경위, 수단과 태양,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행동, 반성의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법원이 독자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한다.79) 법원이 책임지고 판단하여야 할 사항이기는 하지만 심리학적 판단기준을 잘 활용할수록 바람직하다는 절충이 가능하다. 심신상실 · 심신미약의 생물학적 요소인 정신장애의 인정 여부는 일단 DSM-5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정신장애의 핵심 내용은 ‘중대한 정신적 변성(Profound Mental Abnormality)’이다. 책임능력과 관련해서 문제가 될 수 있는 정신장애의 유형을 분류해 보면 다음과 같다. ① 제1 유형 : 병적 정신장애 / 조현병 증상 중 피해형 망상장애 ② 제2 유형 : 심한 의식장애 / 혼미, 반혼수, 착란, 섬망 ③ 제3 유형 : 지적장애 / 고도 또는 최고도의 지적장애 ④ 기타 유형 : 기타 중대한 정신적 변성 / 품행장애 기준 고도의 충동조절장애 이러한 정신장애가 위법성인식능력이나 행위통제능력의 흠결로 연결되었는가에 대한 판단은 유형별로 기준이 달라져야 한다고 본다. 먼저 위법성인식능력의 경우에 대한 판단기준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① 제1 유형 : 병적 정신장애는 위법성인식능력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함 ② 제2 유형 : 심한 의식장애도 위법성인식능력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함 ③ 제3 유형 : 고도⋅최고도의 지적장애에 해당하면위법성인식능력 없음 ④ 기타 유형 : 기타 중대한 정신적 변성으로서 고도의 충동조절 장애가 위법성인식능력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함 이어서 행위통제능력의 경우에 대한 판단기준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① 제1 유형 : 피해형 망상장애가 단독으로 행위통제능력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함 ② 제2 유형 : 혼미 · 착란의 경우 행위통제능력 저하됨, 반혼수 · 섬망의 경우에는 행위통제능력 상실됨 ③ 제3 유형 : 규범의 통제력이 확보되지 않아 행위통제능력에도 결함이 있음 ④ 기타 유형 : 규범의 통제력이 작동하지 않아 행위통제능력에 결함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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