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의 경제사상에 관한 연구

2009 
본 논문은 선진유가의 저작인 논어, 맹자, 순자의 텍스트를 대상으로 유가의 경제사상을 분석하였다. 물론 주관적인 선입견을 가지고 텍스트를 재단하려는 것이 아니라 전통 경전을 충실하게 대우 하면서 경제사상을 중심으로 현재의 관점으로 재해석하여 신자유주의의 혼란 속에서 유용하고 의미 있는 사고의 틀과 방향을 모색 하는데 또한 연구의 목적이 있다. 서론에 이어 선진 유가에서 인식하는 이익과 의로움의 개념과 관계를 분석하였다. 선진 유가들의 이익개념은 공적 이익과 사적이익으로 구분하여 사적이익은 당시 백성들 생활의 기본적인 물적 토대로 그 필요성을 인정하였지만, 인간의 탐욕에 의한 무제한적인 사적 이익추구는 조화로운 사회질서의 유지에 역행하므로 억제되어야만 하였다. 즉 인간의 경제활동은 윤리적 가치와 밀접하게 관계된 인간생활의 총체로 파악하여 경제와 윤리 문제는 이익과 의로움의 관계로 치환되어 인간의 탐욕을 적절히 조절하는 자기 조정적 윤리의 기준을 사회적 규범으로 제시하였다. 또한 유가 경제윤리는 상업 활동을 통해 경쟁적으로 많은 이익을 추구할 경우 소수에게 이익이 편중되는 것을 비판하였다. 지배 계층은 이익추구에 몰두하지 말고 백성들에게 재물을 베푸는 것을 주장하면서 계층 간에 경제활동의 윤리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선진 유가는 이러한 공적이익 추구와 의로움의 실천에 기초한 경제윤리사상을 바탕으로 생산, 유통, 소비, 분배의 경제적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생산관을 살펴보면, 생산의 증대는 국가 재정의 증대와 백성들의 경제생활안정에 기여하므로 중요시하였지만, 생산의 증대를 통한 부의 축적에는 소극적이었다. 맹자는 토지의 경계와 분배를 공평하게 하는 정전제를 시행하여 농업생산물의 사취가 없어지고 백성들이 생업에 집중하여 생산의 증대를 가져오게 하고자 하였다. 순자는 생산 공구의 개발로 농업생산의 증대를 꾀하였다. 비록 오늘날과 같은 생산성의 향상을 위한 획기적인 관점은 없지만 생산의 증대가 백성들의 삶에 물적 기초가 된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하고, 백성들이 풍족히 먹는 것을 치국의 기본으로 파악 하고 있었다. 춘추시대에 활동하였던 공자는 유통에 대한 경제적 인식이 부족하였다면, 맹자와 순자가 활동하였던 전국시대에 와서는 사회분업체계가 상당히 진전되고 상업이 발달하여 유통에 대한 정치경제적 인식이 점점 높아지면서 맹자와 순자는 유통의 경제적 중요성을 인식하면서도 그 도덕적 한계성을 경계하였다. 분배관에서 선진유가는 모두 균등한 분배를 주장하고 있다. 소수의 부의 집중에 의한 상대적 빈곤은 계급갈등을 유발하고, 사회를 심각한 불안으로 몰아가 국가의 위기상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신분질서에 따른 상대적 균등분배를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분배관은 오늘날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오늘날의 경제 권력은 정치권력에 맞먹는 힘을 행사하며 권력에 대한 순치 보다는 금력에 의한 순치가 점점 보편화되어가는 상황에서 부의 편중에서 나오는 금력의 힘이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정부의 합리적 관여에 의한 적극적인 재분배기능을 통하여 사회경제적 안정을 파괴할 수 있는 대다수 극빈층의 양산도 막고, 소수의 경제 권력에 의한 지배관계를 구축하는 부자 세력의 부의 편중도 억제하는, 즉 빈부의 격차도 줄이고 힘의 역학관계를 조정할 수 있는 정부의 역할을 선진유가의 분배관에서 찾아 볼 수 있다고 판단된다. 선진 유가의 소비관은 생산은 증대시키되 소비는 절제하는, 즉 절용에 두고 있다. 공자는 개인의 탐욕과 사치를 절제하는 절검의 소비생활을 의로움의 실천으로 보았다. 맹자는 소비관의 핵심이념을 ‘과욕’(寡慾)에 두고, 지위와 나이에 따른 소비생활 양식을 제시하면서 ‘예’(禮)에 근거한 소비생활로 지배계층의 사치와 낭비를 막고 백성들의 기본적인 소비생활을 보장하고자 하였다. 순자의 소비관도 공자와 맹자처럼 절용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결론적으로 선진유가의 경제사상에 기초한 경제행위들은 모두 공동체 구성원들의 균등하고 지속가능한 삶의 질을 높이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으며, 행위의 윤리적 기반을 의로움에 두고 소수에게 집중되는 이익의 편중을 해소하고, 과욕과 절용으로 고르지 못하고 안정되지 못함을 해결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사상이 오늘날 자본주의사회에 그대로 적용될 수는 없다. 그러나 시대적 배경과 산업구조가 다른 현대에서도 선진유가가 제시한 경제사상의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선진 유가의 경제사상은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새로운 경제 질서를 모색하는데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첫째, 국민의 기본적 생활권을 적절히 보장하고, 지속가능한 공동체 삶을 위한 윤리적 가치를 재 발굴하여 경제활동의 정신적 기반으로 삼을 수 있다는데 그 가치가 있다. 둘째, 정부의 합리적인 관여로 부가 소수에게 집중되는 것을 해소하고 공평한 재분배를 통한 균등한 삶의 질을 추구하는 경제정책의 수립에 근간을 제공 할 수 있다. 셋째, 오늘날의 무제한적 소비생활이 초래하는 자원낭비와 환경파괴를 막고 친환경적이고 생태주의의 경제생활에 과욕과 절용의 정신이 커다란 틀을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이상의 연구결과에서 얻은 시사점들은 소 농업 경제를 기반으로 한 선진 유가의 경제사상이 오늘날의 경제 질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아니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바람직한 경제 질서의 구축을 위해 기본적인 인식의 틀을 바꾸기 위한 이념적 제안이라는 점에서 연구의 의의가 있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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