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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숙 시 연구

2016 
본고는 홍윤숙의 시세계를 전체적으로 검토한다. 1947년 등단하여 2015년까지 꾸준히 활동한 홍윤숙의 시는 미적 탐색의 과정을 통하여 인간 존재의 근원적 물음을 던지고 있다. 특히 삶과 죽음, 순간과 영원, 유한성과 무한성이라는 역설적 관계의 긴장은 홍윤숙의 시에서 중요한 주제이다. 이러한 서로 다른 속성들이 한 순간에 만나고 종합되는 과정을 통해서 시인은 존재 의미에 대한 심도 깊은 탐색을 진행한다. 이는 시간과 소멸의 문제에 깊이 천착함으로써 미학적 성취를 이뤄내는 홍윤숙 시세계의 특징이기도 하다. 첫 시집 『여사시집』에서 부터 시작하여 『풍차』에 이르는 홍윤숙의 시편들에서 빈번하게 활용되는 나무의 이미지는 생명력을 통한 회복의 가능성을 의미한다. 즉, 전후(戰後)의 폐허적 상황에서 발휘된 수목적(樹木的) 상상력은 고난을 삶의 원동력으로 삼고 시 창작을 통해 삶의 의미를 모색하는 시인의 존재의식을 드러낸다. 시를 쓰는 것은 ‘현재’의 시간에 대한 첨예한 인식으로 이어진다. 일상 속에서도 화자는 존재의 유한성이 영원과 겹쳐지는 충만한 순간을 발견한다. 그에 의해 포착되는 현재의 ‘순간’은 과거와 현재가 혼융되어 미래로 이어지는 ‘지금시간’의 발견이기도 하다. 홍윤숙의 시에서 무의식적으로 환기된 과거의 기억은 현재의 세계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 이 장면들은 개인적이고도 집단적인 역사가 현재에 집약되어 파편적으로 재현되는 문제적 장면들이며, 무한의 존재를 즉자적으로 인식하여 유한한 인간 주체를 재발견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이러한 인간 근원을 향한 탐색은 존재의 시원을 찾는 뿌리 찾기의 여정으로 이어져, 부친과 조부 이전의 시대로까지 이어진다. 이는 어린아이가 되어 무한한 죽음을 받아들이고, 유한한 존재로서 자신을 재정립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로써 홍윤숙의 시는 존재의 근원을 향한 심도 깊은 성찰의 과정을 완성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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