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신뢰유형과 정치적 신뢰의 매개적 역할

이 연구에서는 기존의 경험적 연구 결과와 역사적 설명을 기반으로 도출된 세 가지 유형의 신뢰의 잠재적 차원성을 척도분석(Mokken Scale Analysis)을 통해 검증하고, 그 결과를 기반으로 신뢰유형들의 영향요인과 이 유형 간의 인과적 관계를 검증하고자 한다. 지금까지의 대부분의 연구결과에서 사적 신뢰로 분류되었던 가족신뢰는 사적 신뢰에 포함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보편적 신뢰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하였다. 가족신뢰가 부정적인 가족주의와는 개념적으로 구분되지만, 다른 대상에 대한 신뢰와 간극이 커서 지인이나 이웃에 대한 신뢰로 확산되지 않는 경우 보편적 신뢰 수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대부분의 연구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은 자발적 조직활동은 보편적 신뢰 수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정치적 신뢰의 매개적 역할에 대한 검증결과도 설정된 인과모형을 뒷받침한다. 즉, 사적 신뢰는 정치적 신뢰와 보편적 신뢰의 근간이 되며, 정치적 신뢰는 보편적 신뢰 수준이 높아지는데 매개적 역할을 한다. 이는 신뢰에 대한 제도적 설명을 보다 구체적으로 뒷받침하는 하는 결과로서, 정치개혁이나 부패척결과 같은 정책적 성과에서 비롯되는 정치적 신뢰가 매개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