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잡괘전」의 착간 논쟁 연구 - 내지덕(來知德)과 이광지(李光地)를 중심으로 -

2020 
‘「잡괘전雜卦傳」에는 착간錯簡이 존재하는가?’ 이 문제를 둘러싼 착간논쟁은 역학사의 주요 논쟁거리 중 하나로, ‘착간개정파’와 ‘경문고수파’가 첨예하게 대립하였다. 이 논쟁에서 착간개정파는 통행본 64괘의 배열원리를 근거로 경문개정의 정당성을 확보하려 했고, 경문고수파는 ‘협운설’, ‘호체설’과 같은 새로운 해명원리를 바탕으로 경문고수의 당위성을 마련하려 했다. 그러나 양측의 정당화 방식에는 여전히 난점이 존재하였다. 착간개정파는 ‘통행본의 배열원리가 왜 「잡괘전」에서도 지켜져야 하는가’라는 문제를 해명해야 했고, 경문고수파는 착간개정파와 같이 「잡괘전」을 일관되게 해명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양측의 논쟁은 「잡괘전」 저작 의도를 둘러싼 논쟁으로 확대되었다. 착간개정파를 대표하는 내지덕來知德은 64괘의 배열에 나타나는 ‘착종錯綜’을 성인의 『주역』 창작 원리인 음양의 ‘대대對待’와 ‘유행流行’으로 해석하였다. 그는 이 착종의 원리가 『주역』 전체에 일관되어 있다는 ‘착종설’을 제시함으로써, 통행본의 배열원리가 「잡괘전」에서도 일관되게 지켜져야 함을 증명하고, 이를 통해 경문개정의 정당성을 강화하였다. 그가 이해한 「잡괘전」의 저작 의도는 착종설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다. 경문고 수파를 대표하는 이광지李光地는 호병문의 호체설을 「잡괘전」 전체로 확장하고 대과 이후의 불규칙한 배열을 ‘순환호체설’로 해명함으로써, 「잡괘전」의 전체 배열에 ‘호체互體’의 원리가 관통하고 있음을 보이고, 이를 통해 경문고수의 당위성을 강화하였다. 그가 이해한 「잡괘전」의 저작 의도는 호체의 원리를 드러내기 위한 것이었다. 이처럼 양자의 「잡괘전」 이해는 매우 상이한 듯이 보이지만, 이광지 또한 호체설의 四象을 통해 우주자연의 변화를 드러내려 했다는 점에서 양자가 「잡괘전」에서 본 易의 원리, 즉 착종과 호체는 “一陰一陽之謂道”의 異名同實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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