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표성으로 본 한국 전설의 유형론

2019 
전설은 증거물에 대한 이야기이거나, 어떤 사건을 증거물에 담아 전하는 이야기라할 수 있다. 전설 텍스트를 증거물, 즉 지시대상에 대한 지표로 볼 때, 지표성을 중심으로 지시대상에 작동하는 전설 기호의 성격을 도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전설에 대한 새로운 유형화가 가능하며, 이 유형화를 토대로 전설에 대한 논의를 다양화ㆍ다각화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전설에서 확인할 수 있는 지표성의 유형은 다음과 같다. 증거물의 존재와 관련된 전설에서 이전에 존재하지 않던 대상이 생겨난 이유가 드러나는 경우는 이 전설이 증거물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으로 ‘증명성’이라 칭할 수 있다. 그렇다면 논리적인 관계항으로 이전에 존재했던 대상이 사라지게 된 원인을 밝히고 있는 전설이 있을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주로 대상이 사라지게 된 원인을 중심으로 이야기되며, 그 결과로서 증거물이 소멸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설의 경우 그 지표성을 ‘인과성’으로 칭하기로 한다. 증거물의 존재가 새롭게 생겨나거나 소멸하는 것과 달리 재탄생 내지 재의미화되는 경우가 있다. 이미 존재하던 대상에 이름을 붙이거나 어떤 특성이 부각되고 각인되어 다른 대상과 구별되는 특성을 갖게 되는 경우이다. 이때 전설의 지표성은 ‘유일성’이라 칭할 수 있다. 증거물의 존재에 관련된 이야기가 아닌 증거물 자체 혹은 그 증거물의 특정한 성격을 주요 내용으로 삼는 전설이 있다. 이때 전설은 증거물을 가리켜 그 대상의 존재나 대상의 주요 속성 중 특정한 가치관을 떠올리게 한다. 이때 전설의 지표성은 ‘환기성’이라 칭할 수 있다. 전설이 증거물이 지니는 특이한 속성, 예컨대 신이함이나 영험함, 비극성이나 희극성 등에 초점을 맞춘 경우가 있다. 이는 전형화되거나 널리 알려진 성격을 환기시키는 차원이 아니라 대상의 특이한 자질을 부각시키는 것으로, 이 지표성은 ‘강조성’이라 칭할 수 있다. 이밖에 전설이 증거물과 관련된 행위나 인식 등이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음을 중요하게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전설의 지표성은 ‘지속성’이라 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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