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동아시아 전통문화 속의 죽음과 사후관; 한중(韓中)저승 체험담 속 저승 묘사와 사상적 경향 비교

2013 
본고는 17~19세기 한국과 중국의 저승체험담 속에서 특히 저승의 면모에 주목하여 형상적 측면과 저승이야기에 담긴 사상적 경향을 검토해 보았다. 조선의 저승은 중국을 통해 유입된 불교의 영향으로 중국과 상당히 유사하면서도 양국 간에 저승과 이승을 대하는 태도가 다르기 때문에 세부 묘사에서도 적지 않은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에 본고에서는 한중 저승체험담 속 저승에 대한 묘사를 저승의 밖과 저승의 안으로 나누어 각 작품 속 표현들을 수합, 정리하였다. 그 결과로 조선이 저승과 이승을 단절적으로 사고하여 저승사자나 저승으로 가는 여정, 저승 속 인물 등에 대해 매우 비현실적 표현을 하였다면, 중국은 저승과 이승을 쉽게 교류하는 공간, 일상적 저승으로 여겨 이들에 대해 그다지 심각한 묘사를 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저승에서의 심판과 처벌의 경우 조선은 인간이 저지른 악행이 어느 정도 전형적 패턴을 띠면서 그에 따른 응보로 잔혹한 형벌을 강조하였다면, 중국은 보편적 부덕이나 악행이 아니라 특별한 사건에 주목하고 심판을 받는 과정과 응보에 대해서 주목하는 경향이 있었다. 『청구야담』의 「백두옹지교일서생(白頭翁指敎一書生)」은 중국의 「두자춘(杜子春)」을, 『동야휘집』의 「우신부인몽성친(遇新婦因夢成親)」과 「반고처환혼지가(返故妻換魂持家)」는 『해탁(諧鐸)』?의 「향분지옥(香紛地獄)」과 「귀부지가(鬼婦持家)」를 가져온것이다. 「백두옹」이 「두자춘」을 가져오면서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도교적 성향을 많이 소거하고 불교와 민간 신앙적 요소를 강화했다면, 『동야휘집』은 『해탁』의 문장을 거의 그대로 옮겨오되 조선의 정서와 어긋나는 내용에 대해서는 황탄함을 비판하거나 실제로 있었던 일임을 강조하기도 하였다. 저승체험은 기본적으로 불교에 바탕을 두지만 작품에 따라 주된 사상적 성향이 다르게 나타난다. 『요재지이』나 『자불어』 등에는 성황신과 관련된 내용이 많이 보여 도교나 민간신앙의 흔적이 강한데 비해 조선의 「저승전」은 옥황상제라는 도교의 신이 최상의 위치에 있긴 하지만 삼강오륜 등 유교적 덕목을 강조한다. 처벌의 내용이나 저승담에 대한 작가의 논평에서 드러나는 조선 저승체험담의 특징은 강한 유교적 지향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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