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기 위그노전쟁과 정치적 정의로서의 화해

2018 
인류역사는 침략과 정복으로 점철된다. 그리고 침략과 정복은 복수를 낳는데, 이 복수를 정당화하기 위해 고대로부터 ‘정당한 전쟁’론이 대두되었다. ‘정당한 전쟁’론은 아우구스티누스에서 처음 제기되고 아퀴나스에 이르러 정점을 이루는데, 중세 십자군 전쟁을 정당화하는 등 모든 종교전쟁의 근거로 작용했다. 그러나 16세기 프랑스 내부에서 벌어진 종교전쟁인 위그노전쟁은 악에 대한 선의 응징을 정당화하는 ‘정당한 전쟁’ 대신 낭트칙령을 통해 공포된 바와 같이 가톨릭과 위그노의 화해로 귀결되었다. 이러한 화해는 ‘도덕적 정의’는 아닐지라도 ‘정치적 정의’로 이해되며, 이는 고대 그리스 비극작가인 아이스킬로스의 오레스테스에 관한 3부작에서도 강조되고 있는 바이다. 위그노 전쟁과 오레스테스에 관한 3부작이 보여주는 공통점은 복수 대신에 관용과 화해가 사회통합과 평화를 가져오며, 이때 비로소 정치공동체의 유지와 발전이 가능해 진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정치적 정의’에서 화해는 복수를 대체한다. 다만 실제로 화해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그 만큼의 시행착오적 과정과 시간적으로 성숙된 조건이 필요하다. 고대 그리스인들이 말한 ‘pathei mathos’처럼 지혜는 항상 고통 뒤에 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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