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희(郭熙)의 『림천고치(林泉高致)』에 나타난 신유학 예술관

2016 
당말 오대의 혼란을 제패한 북송시기에 과거를 통해 등용된 사대부가 문화의 주인공으로 출현하게 된다. 이들은 이전시기 사상을 주도했던 불교와 도교에 맞서 새롭게 유학을 부흥하고자 하였으며 이들에 의해 신유학이 탄생하게 된다. 곽희는 궁정화가로서 이들 신유학자들과의 사상적 공유를 통하여 신유학이 추구하는 세계 질서를 산수화에 구현하고자 하였다. 신유학은 우선 형이상학적 우주론을 제시하며 자연질서를 설명하고 이를 통해 사회질서와 그 위계를 설명하고자 하였다. 곽희는 거대한 산수화를 통하여 우주의 질서와 생성 변화를 표현하고자 하였으며 자연과 사회의 통일된 질서와 조화를 구현하고자 하였다. 신유학이 중시한 격물 공부란 하나하나의 개별 사물의 이치를 추구하는데서 보편적인 천리를 아는데 까지 상승해 나가는 것이다. 곽희는 산수화론인 『임천고치』에서 자연에 대한 세심하고 치밀한 관찰을 통한 ‘격물(格物)’ 방법을 단계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곽희가 산수화를 그리는 과정은 수양한 것을 확충하고(所養欲擴充), 본 것을 충분히 익히며(所람欲淳熟), 여러 곳을 많이 경험하고(所經之衆多), 마지막으로 정수를 취하는 것(所取之精粹)이다. 이 과정은 바로 신유학자들이 ‘격물치지(格物致知)’를 통하여 천리를 깨닫는 과정과 같다. 산수화 감상에서도 도가적, 불교적 감상방법인 ‘와유(臥遊)’ 대신 반듯하게 앉아 신독(愼獨)하며 사물의 이치를 탐구하는 ‘좌경(坐窮)’으로 대체된다. 신유학자들은 정신이 집중되고 어떠한 잡념도 없는 ‘경(敬)’의 상태가 곧 성인이 되는 길이라고 여겼다. 이러한 수양법이 『임천고치』에서는 정신을 하나로 집중하여 통일시키고, 엄격하고 철저하며, 삼가는 마음으로 부지런히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는 태도(‘注精以一之’, ‘神與구成之’, ‘嚴重以肅之’ ‘恪勤以周之’)로 나타나며 이는 모두 신유학의 ‘거경(居敬)’의 수양론이 반영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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