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와 실망, 괄시와 보복의 서사 -구전설화 속 처가와 사위의 관계-

2011 
본고에서는 사위 고르기 민담부터 장인 장모로 대표되는 처가식구를 골탕 먹이거나 속이는 사위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구전설화 전반에 나타나는 처가와 사위의 관계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처가에서는 훌륭한 사위를 얻기를 바라지만, 실제로는 그러한 기대가 이루어지는 경우보다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다. 못난 사위를 얻게 되면, 설혹 본심이 아니더라도 사위를 괄시하거나 천대하는 태도가 은연 중 말이나 행동 속에 비치게 된다. 그러하기에 처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사위는 그 중압감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혹시라도 서운한 대접을 받게 되면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때로 반항이나 보복을 꿈꾸기도 한다. 혼인을 통해 한 가족이 되기는 하였으나 여전히 ``낯선 존재``이고 ``외부의 존재``인 사위는 애초부터 처가의 기대지평을 완벽하게 구비하지 못하는 존재이다. 때문에 처가와 사위 사이에는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 사랑과 믿음이 전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 한편으로는 서로에 대한 실망과 부정, 대립과 갈등이 내재해 있는 것이다. 구전설화에 나타난 결과를 토대로 할 때, 사위에 대한 처가의 기대와 실망 및 괄시의 원인은 문벌과 학식, 경제적 풍요/빈곤, 성품, 외모 등이었다. 그러한 기준을 기초로 한 처가의 기대가 충족되느냐 여부에 따라 사위에 대한 처가의 대우는 자못 심각하게 달라졌다. 사위의 인물 됨됨이를 기준으로 삼기보다는 그의 배경을 기준으로 삼아 사위를 우대하기도 하고 괄시하기도 하였던 것이다. 거기에서 빚어진 부당한 괄시에 대한 사위의 보복은 우리 사회의 가족관계가 안고 있는 병폐를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는 것이었다. 바보사위 설화가 야기하는 웃음 뒤에 바보사위에 대한 동정과 연민의 정이 자리하고 있듯이, 처가의 괄시를 받는 사위의 보복 설화 뒤에 존재하는 우리 사회의 병리적 국면 또한 건강하게 치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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