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에피스테메로서의 징후 패러다임과 복제기술 매체

2017 
이 연구는 흔적의 역사적 문화적 사회적 현상에 대한 발터 벤야민의 관심과 철학적 성찰을 현대 에피스테메 발전의 국면 속에서 파악하며, 그 재구성을 위해 카를로 진즈부르크가 인문학의 고고학적 연구에서 이른바 ‘징후 패러다임’이라 부른 에피스테메 모델에 주목하고 있다. 흔적에 대한 벤야민의 관심은 단순한 지적 호기심이나 사유 모티브로만 머문 것이 아니라, 비록 완성은 보지 못했을지언정 명백하게 이론 형성을 목표로 삼았다는 점에서 고찰의 가치를 지닌다. 벤야민의 시각에서 특징적인 것은 사진과 영화라는 새로운 복제기술을 인간의 지각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한 매체로 규정하면서 그 시대적 등장을 에피스테메 변혁의 결정적인 계기로 파악한다는 사실이다. 진즈부르크의 징후 패러다임은 홈즈의 정황증거, 모렐리의 그림 디테일, 프로이트의 증후군으로 나누어 고찰될 수 있다. 벤야민은 자신의 사진론에서 잔더의 외관과 아제의 범행현장 확보 그리고 블로스펠트의 사진 확대술 속에서 포착된 시각적 무의식의 미시세계를 다루고 있는데, 이는 각각 에피스테메 모델상 모렐리의 감정법, 정황증거, 정신분석학 방법에 조응하는 것이다. 하지만 진즈부르크는 3가지 유형의 징후 패러다임을 모델 하나에 통일적으로 수렴시키고 있는 반면, 잔더와 아제 또 블로스펠트에 대한 벤야민의 성찰은 그의 철학적 인식론이 디테일이라는 사유 모티브에서 시발점을 갖는다는 점에서는 공통되지만, 이들의 역사적 궤적들은 사회사적 문화사적 과학사적 갈등과 분화를 내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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