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은(晦隱) 남학명(南鶴鳴) 산수시(山水詩)의 특징

2019 
본 논문은 조선 중후기의 소론(少論) 계열 인물인 회은(晦隱) 남학명(南鶴鳴, 1654-1722)을 대상으로, 그가 지은 한시 가운데 산수시(山水詩) 작품들을 고찰한 글이 다. 그가 지은 산수시에 주목한 이유는 첫째 특정한 한시 세계를 좀 더 예각화 하는 미시적 인 연구의 일환이다. 둘째 그의 삶에서 산수와 자연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데, 그가 창 작한 문학 작품에서 그의 산수애호, 산수유람, 산수관 등은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자리하기 때문이다. 이에 2장에서는 『회은집(晦隱集)』 소재 산수시 작품들을 개관하고, 3장에서 는 산수와 자연에 대한 의식세계, 공간에 대한 인식 등 주제의식 측면을 먼저 살펴본 다 음, 산수 유람을 기록한 산수시에서 그 표현양상 측면을 살펴보았다. 남학명의 시문집인 회은집은 총 5권2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권1에 한시 작품들 이 수록되어 있다. 구체적으로 총 98제 103수의 한시와 한 편의 부(賦)가 있다. 이 가운데 산수시 작품 수는 전체 한시 작품 가운데 거의 절반에 이른다. 또한 창작 시기를 살펴보 면, 전반적으로 한시 창작이 만년에 갈수록 줄어드는 반면 산수시는 생애 전반에 고루 창 작되었다. 남학명이 창작한 산수시를 대상으로, 주제의식 측면에서는 ‘산수에 대한 순수한 관조’, ‘생활공간과 산수의 일체화’를, 표현양상 측면에서는 ‘산수유기를 표방한 산수시 창 작’을 고찰하였다. 산수에 대한 남학명의 태도는 심각하지 않고 순수하다. 대부분의 산수시는 산수와 자 연의 묘사, 이로 인한 순수하고 담박한 흥취와 감회를 드러내는 데 그치고 있다. 속세와 의 결연한 단절, 귀거래에 대한 의지, 심각한 관념이나 고원한 유가적 사유 등은 보이지 않는다. 남학명에게 있어서 산수는 이상향, 가보지 못한, 갈 수 없는 피상적인 공간이 아니다. 외려 속세야말로 가보지 못한, 갈 수 없는 피상적인 공간이다. 이러한 산수관이 기초가 되었기에, 그의 산수시는 유자와 은자가 표방하는 산수관, 산수시보다 덜 심각하고 순연하였다. 남학명은 산수 속에 거주지가 다수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공간들을 이용하 여 처사의 삶을 무리 없이 영위할 수 있었다. 생활공간은 인간의 물력이 작동한 인위적인 공간이기는 하지만, 이 공간이 자리한 장소, 이 공간을 소유한 이의 의지에 따라 산수와 의 경계가 허물어져 일체화되기도 한다. 자신의 마음가짐과 지향이 이미 속세의 사람이 아니었던 그의 의식세계가 견인하여 세속의 생활공간을 산수와 경계가 없는 은일의 공 간으로 변화시키는 정신적 경지를 표방하여 산수시를 창작하였다. 남학명의 산수시 가 운데는 한시를 통해 유람의 여정을 기록한 작품들이 있는데, 한시이면서 산수유기(山水 遊記)를 표방하였다. 자신의 유람을 한시라는 형식까지 활용하여 기록으로 남기고자 했 던 남학명이기 때문에, 유람을 노래한 산수시는 여타 산수시보다 더욱 구체적이고 설명 적이며 회화적이다. 지리적 정보나 지형 등을 구체적으로 묘사한 남학명의 산수유기 특 징, 짧은 편폭의 분량에 간단한 사실의 기록이나 몇 구절의 시구를 인용하고 그치는 남학 명의 누정기(樓亭記) 특징 등을 이러한 산수시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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