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가〉의 구조적 특성 :주술성 여부를 중심으로

2013 
신라시대 시가 작품 〈혜성가〉는 지금까지 주로 주술성에 초점이 맞추어져 논의가 진행되었다. 그리고 이들 논의의 대부분은 설화 텍스트에서 ‘융천사가 혜성가를 지어 부르자 혜성의 변괴가 없어지고 일본의 군대도 되돌아갔다(時天師作歌歌之, 星怪則滅, 日本兵還國)’고 기술된 점을, 〈혜성가〉의 장르적 성격을 결정하는 전제로 삼았다. 그런데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이 제기될 수 있다. 첫째, 설화 텍스트에 기술된 내용을 문학 텍스트 해석의 출발점으로 삼아 〈혜성가〉가 주술성을 지닌다고 여기는 판단은 과연 문학적 논의에 따른 판단이라 할 수 있는가. 둘째, 설화 텍스트에 나타난 비사실적 내용(노래를 지어 부르자 혜성과 일본군이 사라진 내용)마저도 〈혜성가〉논의의 근거로 삼는 것이 온당한가라는 질문이 그것이다. 이 글에서는 설화 텍스트의 내용을 합리적 판단을 통해 참고하되, 무엇보다도 〈혜성가〉시 텍스트의 내용을 중점적으로 분석하여, 〈혜성가〉를 주가로 볼 수 있는지의 여부를 고찰하고, 〈혜성가〉의 주술성에 대한 올바른 접근 방식을 논의했다. 그 결과 〈혜성가〉에서 드러나는 화자의 사고방식은 비합리적이고 주술적인 면모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된다. 즉 설화 텍스트의 내용이 주술적 기능을 지시하지만, 정작 〈혜성가〉의 내적 의미 구조에는 주술성이 강하게 드러난다고 볼 수 없는 셈이다. 〈혜성가〉의 주술성은 내적 의미 층위가 아니라 연행 층위에서 집중적으로 고찰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되는데, 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후속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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