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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먹방 BJ는요

2017 
2000년대 후반 인터넷방송이 유행함에 따라, 새로운 방송 콘텐츠인 ‘먹방’이 등장했다. 면대면 형식으로 많은 양을 차려놓고 먹는 BJ 먹방은 이제 하나의 고유한 방송 콘텐츠로 자리매김하였다. 먹방에는 전통미디어 콘텐츠의 인기요소-아이돌 스타의 출연, 화려한 영상미, 스토리의 개연성 혹은 흡입력 있는 각본과 같은 요인들이 전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먹방 콘텐츠가 젊은 세대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인가? 수용자들로 하여금 지속적으로 먹방 콘텐츠를 소비하도록 만드는 원동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이러한 현상을 탐색하기 위하여 본 연구는 유튜브로 BJ 먹방 콘텐츠를 시청하는 20∼30대 남녀 수용자 14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실시하였다. “왜 먹방을 보는가?”라는 초기의 질문에서 시작된 연구는 인터뷰가 진행됨에 따라 수용자와 BJ의 상호작용에 주목하게 되었고 최종적으로 “수용자는 BJ를 통해 어떻게 몸매강박에 대한 위안을 얻는가?”라는 연구문제를 중심으로 먹방 시청 현상에 대한 해석 작업을 시도할 수 있었다. 연구 참여자들은 날씬한 몸매를 유지해야 한다는 사회적 억압을 자연스레 개인화된 부담으로 떠안고 있었으며, 그러한 억압은 이들로 하여금 음식과 식욕을 늘 절제의 대상으로 여기게 하였다. 따라서 이들은 비정상적으로 엄청난 양과 금기시된 고열량의 음식을 태연하고도 맛있게 먹어 주는 BJ를 통해 몸매 유지를 강요하는 사회에 대리적으로 저항해 주기를 기대했다. 그와 동시에 수용자들은 자신들이 통제하기 쉬운 순하고 착한 캐릭터의 BJ를 선호하였는데 이는 역할전이를 통해 그들을 통제하고 감시함으로써 자신들에게 가해진 통제와 억압으로부터 일시적이나마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구 참여자들은 BJ와의 가상적 관계를 통해 BJ에게 사회적 억압에 저항할 수 있는 권리를 이양하고 가해자의 역할을 맡아 봄으로써 일시적 위안을 얻기도 하지만, 결국 본인은 식욕을 참음으로써 몸에 대한 억압에 순응하는 모습을 보이며 다시 자발적으로 억압의 굴레로 되돌아가고 있었다. 역설적이게도 연구 참여자들에게는 BJ를 통한 대리적 저항과 나에게도 부여된 통제권을 즐길 수 있는 BJ 먹방 시청 시점이 또다시 순응적으로 몸매관리 프로젝트에 자발적 참여를 재개하게 되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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