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의 문화정치 - 에 재현된 여성의 죽음 이미지-

2014 
공포영화는 한계의 경험, 한계의 위반을 특징으로 하며 관객을 그 한계로 초대한다. 무서움, 아슬아슬함, 낯섦, 놀람, 긴장 등은 이 초대에 응한 관객에게 공포영화가 약속하는 보상이다. 하지만 공포영화는 이러한 감각들을 건드리고 일깨우는 것만으로 그 기능을 한정하지 않는다. 공포영화는 또한 낯선 타자 즉, 괴물을 등장시켜 상징계 질서가 가진 기능과 가치의 효능과 한계를 시험하고 폭로하는 문화정치적 기능을 수행한다. 통상 여성 괴물이 등장하는 공포영화의 대다수는 한 측면에서 사회의 말할 수 없는 잠재된 욕망들을 폭로하고 그러한 억압을 요구하는 문화의 부당함과 위선을 보여주며, 다른 측면에서 괴물 죽이기를 통해 이전 상태로의 복귀 및 재억압을 꾀하는 것을 장르적 관습으로 취한다. 그런데 영화 는 공포영화의 장르적 관습을 일부 이어나가면서도 여성성에 대한 종래의 이해를 해체하고 새로운 이해를 실험하여 여타의 여성 괴물이 등장하는 공포영화와는 다른 문화정치를 수행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본 연구는 가 특히 ‘여성’과 ‘자연’을 동일한 것으로 인식하고, 모성애가 이 영화를 독해하는 주요한 요소라는 점에 중점을 두어 영화를 살펴보았다. 결과적으로 표면적으로는 가 여성의 악마성을 보여주는 것 같지만, 사실 여성이 자연과 마찬가지로 ‘탄생’과 ‘죽음’이라는 양가적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비록 가 매우 폭력적이고 잔인한 여성성을 묘사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하더라도, 오히려 여성에 대한 억압적 담론에 저항하여 여성 해방을 지지하는 텍스트로 독해될 수 있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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