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서사로서의 치매 서사

2020 
최근 치매는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고 문학에서도 소재와 주제로 많이 등장하고 있다. 이 글은 화제가 되었던 치매 소설 『유배 중인 나의 왕』, 『인류는 백악기에 나타났다』, 『스틸 앨리스』를 대상으로 우선 치매 서사의 서사적 특징과 전략을 분석하고, 메타 차원에서 문학의 치매 담론이 다른 학문에서의 치매담론과 어떻게 구분되는지를 살펴본다. 위의 소설들은 치매인의 삶을 내적, 외적으로 폭넓게 묘사함으로써 개인은 치매를 어떻게 경험하는지, 그의 삶이 어떠한 변화를 겪는지를 다각도로 서술하고 있다. 치매 소설은 대체로 치매를 겪는 개인을 치매시기 뿐 아니라 전 생애나 사회적 관계를 통해 조명함으로써 전인주의적으로 묘사한다. 이때 치매인은 치매를 앓는 ‘한’ 인간으로, 치매 단계는 전체 생애의 ‘한’ 단계로서 상실과 와해의 치매 시기는 인간 실존의 가능태로 고찰된다. 기존 소설의 기본 전제였던 자아 서사의 정합성과 동일성은 상실과 와해를 겪어가는 과정 묘사를 통해 확장되고 있으며, 개인은 ‘서술’이라는 작업을 통하여 확장된 혹은 보완된 정체성을 부여받는다. 이렇게 구성된 서사적 정체성은 질병에 대한 계몽적 작업을 수행할 뿐 아니라 치매인을 인간학적으로 구원하는 윤리적 과제를 수행한다.
    • Correction
    • Source
    • Cite
    • Save
    • Machine Reading By IdeaReader
    0
    References
    0
    Citations
    NaN
    KQ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