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논문 : 조선시대 고악보에 나타난 『만보전서(萬寶全書)』의 금도론(琴道論)

2010 
『만보전서(萬寶全書)』는 명·청 시대에 걸쳐 여러 차례 간행된 일종의 백과사전으로 사서민(士庶民)의 일상생활에 유용한 정보를 담고 있다. 1720년 청나라를 방문한 조선의 사신단을 통해 조선으로 유입된 『만보전서』는 당시 사회에 유포되어 일상의 유용한 정보지로 혹은 개인문집의 참고서적으로 유행하고 있었다. 여기에는 금도론(琴道論)의 내용도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 고악보에 금도론을 수록할 때 유용한 참고서로 이용될 수 있었다. 실제로 『한금신보』(1724)에 소개된 금도론 중 오불탄, 탄금수지, 태음기법은 그 출처에 대해 『만보전서』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어 주목된다. 본고에서는 4종의 『만보전서』에 수록된 금도론의 순서와 내용을 비교해 보았다. 우선 다량의 금도론을 수록하고 있는 서기룡이 편집한 『만보전서(1610)』의 금학문(琴學門)과 유자명이 편집한 『만보전서(1612)』의 금학문의 항목을 비교·대조해 보았다. 『만보전서(1610)』와 『만보전서(1612)』는 모든 면(page)마다 上층·下층으로 영역이 나뉘어 기록되었다. 금학문의 상층과 하층은 각각 4개의 상위 분류 항목을 가지고 있다. 상층이 하층에 비해 비교적 오래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상층이 이론적인 덕목 중심이라면 하층은 금(琴)을 실제로 연주할 때의 손의 사용법 및 노랫말과 감자보(減字譜)로 구성된 악보류가 중심이 된다. 즉 상층은 형이상학적인 내용이라면, 하층은 형이하학적인 내용으로 구성되었다고 하겠다. 『만보전서(1610)』와 대조해서 『만보전서(1612)』의 금도론의 분류는 상위 항목을 지칭하는 명칭과 순서에서 일부 차이점이 발견된다. 이러한 차이는 금도론의 분류 체계에 보다 합리성을 갖추고자 하였기 때문에 나타난다. 『만보전서(1614)』의 경우는 금도론의 내용이 동일한 편자가 편집한 『만보전서(1610)』에 비해 매우 소략해 졌으며, 『만보전서(1739)』의 경우는 오음정조보(五音正操譜)가 새롭게 첨가되었으나 역시 간략해 졌다. 다음으로 『만보전서』의 금도론과 우리나라 몇몇 고악보의 금도론을 비교해 보았다. 우리나라에서 상당량의 금도론이 체계적으로 필사되기 시작하는 국악원 소장 『금보』와, 『한금신보』는 비교적 오래된 금도론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유예지』와 『방산한씨금보』는 비교적 최근의 실용적인 내용의 금도론을 수용하였는데, 금도론의 기록 순서와 내용이 『만보전서(1739)』의 것과 유사하다. 『금헌악보』 역시 우리나라의 다른 고악보에 없는 금도론을 상당량 보유하고 있으며, 『만보전서(1612)』의 상층뿐 아니라 하층 항목의 금도론까지 구체적이고 분명하게 기록한 점으로 보아, 옛 금도론부터 비교적 최근의 것까지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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