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하는 주체에서 관찰하는 체계들로 -인지관찰자와 소통관찰자의 등장-

2013 
본 논문은 존재와 인식을 ―인간의 속성이 아니라 ―환경과의 경계 긋기를 통한 자기유지의 속행을 갖고 설명하는 니클라스 루만의 자기준거적 체계이론을 해명한다. 이것은 인식론적 고정 지점을 고집하는 주체가 급변하는 현대사회를 기술하는 사회이론의 구축을 가로막는 상황을 타개하려는 시도이다. 루만은 존재론의 질문을 비존재로부터 존재를 구별하는 방식에 관한 질문으로 재정식화하고, 그 대답을 사건들의 연속으로 구축되는 체계들에서 찾는다. 루만은 구별과 지칭에 관한 한, 무에서 어떤 것이 생성되는 논리를 탐구한 스펜서브라운의 수학을 참조한다. 루만은 칸트가 인식 과정으로 분석한 표상의 형성과 의식의 인식을, 대상으로부터 표상의 구별과 이 ‘구별의 지칭’으로 간주하는 데에서 분석을 시작한다. 그런데 구별이 실행될 수 있으려면 실행 이전에 구별이 투입되어 있어야 하므로 구별의 지칭은 ‘구별과 지칭의 구별’로 재해석되며, 이것은 존재와 인식을 성립시키는 순간으로 개념화된다. 사전에 투입된 구별(양-면-구별)과 적용된 구별(일-면-지칭) 사이에 생성하는 구별은 자기준거적 체계로서 존재론을, 직전의 구별을 관찰하는 관찰자로서 인식론을 구축한다. 이것은 작동적으로 만들어 낸 체계와 환경의 차이를, 자기 안에 복제해서 자기준거와 타자준거의 차이로 취한 후, 자신의 관찰작동의 토대로 삼을 수 있는 체계에서 나타난다. 주체는 존재론적 특권을 상실하고 그 지위를 관찰자에 내어 주며, 관찰자는 자기준거적 체계로 대체된다. 관찰자의 등장으로, 첫째 전통 철학의 정신/육체의 이원론 외에도 사회적인 것에 존재가 인정되며, 둘째 유일한 인식자인 주체의 자리에 인지관찰자와 소통 관찰자로 이원화된 관찰자가 들어서며, 셋째 사회에 대한 통시적이면서 포괄적인 설명의 토대가 되는 사회적 체계 개념이 창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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